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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남의 속도 모르고

한실25시 2022. 7. 18. 21:00

4.남의 속도 모르고

  어미 종달새는 급히 멀리 날아갔습니다.배가 너무 고픈 암 종달새 병아리는 입에 넣어 준 먹이를 꼴깍 삼켜 버렸습니다.그것을 본 새끼 뻐꾸기가 소리쳤습니다.

  “너 삼켜버렸지?”

  종달새 병아리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새끼 뻐꾸기가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았습니다.

  “배가 고프다고 오빠 말을 안 들어?”

  “오빠,미안해,미안해.”

  “미안하다고 하면 다인 줄 아냐?너 같은 건!”

  새끼 뻐꾸기가 부리를 쑥 내밀어 아기 종달새를 둥지 밖으로 밀어냈습니다.아기 종달새는 둥지에서 밀려나가지 않으려고 버티면서 말했습니다.

  “오빠,다시는 안 그럴게 이러지 마.”

  “다시는 안 그런다고?한번 배반하면 두 번 하게 되어 있어!”

  또 부리로 아기 종달새를 밀어댔습니다.그 모습을 겁먹은 눈으로 바라보던 남은 맏이 종달새가 말했습니다.

  “,너무 그러지 마.용서해 줘.다시는 안 그런다고 하지 않아?”

  그러나 새끼 뻐꾸기는 들은 체도 않고 아기 종달새를 둥우리 밖으로 밀어내고 말았습니다.쫓겨난 아기 종달새가 둥지로 오르려고 버둥거리며 애원했습니다.

  “큰오빠,작은오빠 나 살려 줘,여기는 무서워.”

  작은오빠라고 불린 병아리 종달새가 새끼 뻐꾸기한테 사정했습니다.

  “,동생을 살려주면 안 될까?너무 불쌍하다.”

  새끼 뻐꾸기는 단호했습니다.

  “안 돼!”

  둥지로 기어오르던 아기 종달새는 힘이 빠져서 뚜르르 굴러 떨어졌습니다.병아리 종달새가 화를 내면서 말했습니다.

  “!너무 해.동생을 저렇게 버려두면 죽는단 말야!”

  “죽으면 죽으라지,무슨 걱정이냐?너도 조심해!”

  “…….”

 병아리 종달새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습니다.어미 종달새는 아빠 종달새와 풀숲에서 자고 일어나 둥지로 왔습니다.둥지 밖에 굴러 떨어져 죽은 아기 종달새를 보고 둥지 안에다 대고 물었습니다.

  “저 애가 왜 저렇게 나가 있니?”

병아리 종달새가 대답을 하려고 입을 벌렸습니다.그러나 갑자기 새끼 뻐꾸기가 눈을 부릅뜨고 말을 가로챘습니다.

  “엄마,아빠.저 애는 고집쟁이에요.”

  어미 종달새가 물었습니다.

  “고집쟁이라니?”

  “우리 둘 사이에서 안고 자자고 했더니 수컷하고 같이 자기 싫다고 고집을 부리고 둥우리 밖으로 기어 나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