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나폴레옹
“나폴레옹 아버지는 프랑스를 상대로 코르시카의 독립운동을 하다가 패하여 싸움에 진 뒤에는 도리어 프랑스 총독한테 아부하여 귀족 대우를 받았다고 해.”
“자기 고국 코르시카에 배신한 거네?”
“그런 셈이지. 코르시카 지도자 파올리와 헤어진 후 가족을 데리고 프랑스로 이사를 하였다는 거야.”
“그래서?”
“나폴레옹은 청년이 되자 파리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였고 졸업한 뒤 포병 소위로 지방 부대에 부임하였는데 프랑스혁명 때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코르시카로 돌아가 파올리 밑에서 코르시카 국민군 부사령관이 되었다고 해. 프랑스에서는 나폴레옹이 세 번이나 군대 이탈을 하고 프랑스군이 되었다가 다시 자기 나라 군인이 되어 프랑스 군대에서 쫓겨났다고 해.”
렌이 고개를 흔들며 진달래 입술을 오물오물했습니다.
“실망이야. 실망!”
“왜?”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그럴 수 있어? 그런 사람이 어떻게 프랑스의 황제가 되었을까?”
“프랑스가 그를 썼기 때문이지. 툴롱항구 왕당파 반란을 토벌할 때 여단 부관으로 복귀하여 처음으로 큰 공을 세우고 로베스피에르의 동생을 알게 되어 이탈리아 국경군 지휘를 맡았다고 해. 그러나 테르미도르의 반동 쿠데타로 로베스피에르파로 몰려 체포되어 다시 쫓겨나서 1년 동안 놀았다는 거야. 그러다가 파리에 반란이 일어나 국가가 위기에 몰리자 사령관 바라스로부터 구원 요청을 받고 포격으로 폭도들을 물리쳐 공을 세움으로 또 멋진 군인이 되었던 거야.”
“포병이라 대포는 잘 쏘았던 모양이지? 호호호.”
“대포만 잘 쏜 게 아니었어. 지혜도 있었던 것 같아. 나폴레옹은 공을 세우고 총사령관 바라스가 사랑하는 조세핀이라는 미인과 결혼하여 정부로부터 이탈리아 원정군 사령관으로 임명받았어.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군을 물리치고 밀라노로 들어가 점령하고 오스트리아와 캄포포르미오 조약을 맺고 이탈리아 각지에 프랑스혁명의 위상을 높이고 인민공화국을 건설하여 프랑스에서 유명한 인물로 알려지게 되었지.”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까지 알고 있어?”
렌은 사랑이 가득한 파란 눈으로 승빈을 바라보았습니다. 승빈이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폴레옹은 하루에 3시간만 잤다고 하지만 비서 말에 의하면 건강에 신경을 써서 하루 8시간은 잤다는 거야. 또 나폴레옹은 키가 작다고 난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아니었어. 169센티였으니까 한국 사람으로 치면 약간 크고 적당한 키였지. 프랑스 사람들 키도 비슷한 거야.”
“그런데 왜 난쟁이라고 했을까? 빈이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
“노노, 나폴레옹은 180센티가 넘는 인물을 뽑아 호위병으로 세웠기 때문에 호위병 사이에 끼면 아주 작아 보였던 거지. 그래서 키가 작다고 한 것일 뿐 아주 작은 키가 아니었다는 거야.”
“다행이야. 그런 것 때문이라면 나폴레옹은 멋진 인물이었어.”
“그런 나폴레옹은 5만 명의 병력을 이끌고 이집트를 공격하여 카이로를 차지했지만 해군이 아부키르만(灣)에서 영국함대에 패하여 본국과 연락이 끊어지자 혼자 이집트를 탈출하여 프랑스로 돌아오기도 했다는 거야. 그리고 군대를 동원하여 500인회를 해산시키고 원로원으로부터 제1통령으로 임명되었는데 그렇게 되자 군사독재가 시작되었다는 거야.”
“군사 독재? 한국에도 그런 말이 있었는데…….”
“한국은 군사독재라고 하지만 그렇게 하여 국가 경제가 크게 발전하게 되었지. 그렇게 생각지 않아?”
“그렇다고 알고 있어. 나폴레옹은 왜 독재자라는 소리를 들었을까?”
“그는 코르시카인의 거칠고 솔직한 성격이었다고 해. 그러나 농민 출신 사병들로부터는 인정을 받았으나 역사적 영웅으로 평가해 보면 인간성과 도덕성이 부족한 주인공이었던 것이지. 뛰어난 상상력과 지적 행동력은 마력적이라고 할 정도였다는 거야. 제1통령이 되자 국정을 바로잡고 법전을 만들고 오스트리아와 싸우고 알프스를 넘었다는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지.”
“그래서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거겠지?”
“그런가 하면 영국과 화해 조약을 맺고 인민투표를 하여 황제에 올랐다는 거야. 그 소식을 들은 베토벤은 ‘영웅 교향곡’의 악보에서 펜을 던지고 ”인민의 주권자도 역시 속물이었다“고 한탄하였다는 말은 더 유명하지. 영국을 최대의 적으로 여기던 그는 황제 자리에 오르자 해군력으로 영국을 공격하였는데 영국 해군의 반격에 지고 큰 꿈은 깨어지고 말았던 거지. 그러나 같은 해 육군이 오스트리아와 러시아군을 꺾음으로 유럽 전체를 손아귀에 넣고 큰소리를 치게 되었지.”
“빈은 역사 선생을 해도 되겠어. 어떻게 그런 것까지 다 알아?”
“네덜란드에서 영어로 된 동화를 읽어서 아는 것뿐이야.”
렌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귀엽게 웃으며 물었습니다.
“나폴레옹의 부인들에 대해서도 알겠네?”
“조세핀?”
“조세핀은 서인도 제도 마르티니크섬에서 프랑스 장교의 장녀로 태어났는데 부모는 프랑스에서 이민 온 집안이었다고 해. 열여섯 살 때 부유한 장교 알렉상드르 드 보아르네 자작과 중매 결혼하여 프랑스로 건너가 남매를 낳았으나 애정이 없던 두 사람은 별거했다는 거야. 그후 보아르네 자작은 프랑스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처형당하고 조세핀도 투옥되었다가 석방되어 파리의 사교계로 나와서 미모로 이름을 날렸다고 해.”
“조세핀은 불쌍한 여자였네?”
“그렇지만 뛰어나게 예뻐서 총재정부의 권력가 바라스를 알게 되어 그의 애인이 되었었는데 우연히 바라스의 소개로 파리의 한 파티에서 나폴레옹이 스물여섯 살 때 서른두 살의 누나 같은 조세핀을 만난 거야. 나폴레옹은 한눈에 조세핀한테 반하여 뜨거운 애정을 느끼고 사랑을 고백하게 되었대.”
승빈은 잠깐 사이에 ‘내가 한눈에 렌한테 뿅 간 것처럼’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상하게 처음부터 렌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 부끄럽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태연한 척했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렌이 묻는 말이라면 무슨 말이든 해주고 싶어서 나폴레옹 이야기도 책에서 읽은 것을 모두 떠올리고 열심히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렌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승빈이 많은 것을 아는 것이 신기하고 멋져 보였습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눌수록 승빈의 가슴속으로 파고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빈,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어?”
렌이 예쁘게 웃는 얼굴을 가까이 하고
'여운이 있는 글방 > 웃는 곰님 동화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폴레옹보다 멋진 부하 (0) | 2023.03.17 |
---|---|
멋진 지휘관 (1) | 2023.03.08 |
책벌레 영웅 나폴레옹 (1) | 2023.02.15 |
문법만 하고 말을 못하는 한국사람 (0) | 2023.02.11 |
한국말 하는 천사 (0) | 2023.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