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보다 멋진 부하
“나폴레옹은 별난 성격이라 작전 참모회의를 하다가도 갑자기 사라져 부하들을 어리둥절하게 하였단다. 하루는 슬그머니 자리를 비우고 아무도 모르게 혼자 하급 부대를 찾아갔단다. 근무 상태를 점검하러 간 것이었지. 나폴레옹이 부대 위병소에 가서 경비병한테 말했단다. ‘나는 부대장을 만나러 왔다.’하고 말하자 경비병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나폴레옹이다.’ 하고 대답하자 병사가 방문예정자 명단을 확인해 보더니 ‘안 됩니다. 부대장님께서 내린 출입자 명단에 없습니다. 돌아가십시오.’ 했다. 그러자 나폴레옹이 큰소리로 ‘내가 나폴레옹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하고 꾸짖었지만 병사는 ‘나폴레옹님이라 해도 안 됩니다.’ ‘뭐라고? 넌 나를 아느냐?’ 하고 물었다. 병사는 ‘알아도 안 됩니다. 아무리 안다고 해도 부대장님의 명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돌아가십시오.’했단다.”
렌이 재미있다는 듯 깔깔 웃었습니다.
“그 유명한 나폴레옹 장군이 졸병한테 한방 맞은 거 아닌가요? 아이 재미있어, 오호호호!”
승빈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처음 듣는 척했습니다. 렌의 엄마는 아주 신이 나서 다음 말을 이었습니다.
“나폴레옹도 별수 없이 물러났단다. 그리고 부대로 돌아가 그 부대장한테 명령을 했단다. ‘내가 귀 부대 시찰을 하겠다. 부대장은 대기하라’ 라고.”
렌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또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나폴레옹을 쫓아낸 병사가 벌을 받겠네?”
“네 생각하고 나폴레옹 생각이 같을까? 더 들어보아라. 나폴레옹이 그 부대를 시찰한다고 하자 부대에 비상이 걸렸단다. 부대장은 물론 장교들과 병사들이 긴장하여 나폴레옹이 시찰 오기를 대기하고 있었다. 약속 시간이 되자 호위병을 이끌고 나폴레옹이 정문에 도착하자 병사들이 경례를 붙이고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그 문으로 나폴레옹이 참모들을 이끌고 부대장 실로 갔다. 그리고 부대장한테 위병소의 그 경비병을 불러들이라고 명령하였다.”
렌은 더 흥미를 가지고 엄마를 바라보고 말했습니다.
“그 경비병은 이제 죽었다고 복창해야겠네. 호호호 어쩌면 좋아, 도망도 못 가고.”
“복창이 뭐냐?”
“한국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인데 군인들이 더 쓰는 말이잖아. 그건 그렇고…….”
“그 경비병도 너같이 생각하고 겁을 잔뜩 먹고 부대장실로 갔겠지. 부대장실 앞에는 빨간 양탄자가 쫙 깔려 있고 양쪽에 장교와 병사들이 차렷 자세로 열을 지어 서 있고 그 안쪽에 나폴레옹이 높은 자리에 앉아 병사가 오는 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단다.”
“병사가 얼마나 겁이 났을까? 불쌍해요, 엄마.”
“겁도 났겠지. 그러나 병사는 침착하게 삼엄한 경계 속에 나폴레옹 앞에 섰다. 나폴레옹이 물었다. ‘나를 아느냐?’ 병사는 ‘압니다.’하고 대답했단다. ‘네가 나를 알면서도 길을 막다니. 그럴 수 있느냐?’ ‘군대는 직속상관의 명령이 중요합니다. 누구라도 직속상관의 허락이 없으면 부대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했다.”
“엄마. 그 사람 죽을 생각인가 봐.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하지 않고.” “그러나 그 병사는 끝까지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것을 확인한 나폴레옹이 하늘이 울릴 만큼 큰소리로 하하하고 웃었단다.”
“왜 웃었을까?”
“나폴레옹이 그 병사를 가까이 불러 칭찬을 했단다. ‘너 같은 병사가 있는 한 프랑스는 강건하다. 네가 보여준 태도는 전군이 다 본받아야 한다. 너는 병사보다 더 훌륭한 장교가 되어야 한다. 너를 장교로 임명하고 상을 내리겠다. 병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상관의 명령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면서 상을 주었다는구나. 어떠냐?”
“나폴레옹은 정말 멋진 영웅이라는 걸 알았어요, 엄마.”
그러면서 눈길을 승빈한테 돌렸습니다.
“빈, 나폴레옹 장군 정말 멋지지?”
승빈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멋져! 보통 사람은 벌을 주었을 텐데 근무에 충실한 부하를 알아준 나폴레옹은 그래서 영웅인 거 아닐까? 지휘관은 그런 가슴이 있어야 한다는 걸 배웠어.”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받은 렌 엄마가 만족한 웃음을 띠고 렌을 향해 말했습니다.
“즐거운 시간이다. 점심시간이 되었어. 식사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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