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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낭비한 죄

한실25시 2023. 12. 31. 11:14

인생을 낭비한 죄

 

  오래전에 본 영화 '빠삐용' 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빠삐용이

꿈에서 자신을 기소한 검사와

대면하는 장면입니다.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절해고도에

갇힌 빠삐용은 어떻게든

탈출해서 누명을 벗으려 합니다.

  그러나 탈출은 실패하고 독방

에 갇혀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악몽을 꿉니다.

  먼 사막의 지평선에 검사가

나타나 빠삐용을 바라볼 때

빠삐용은 외칩니다.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소."

검사는 말합니다.

  "맞다. 너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  그렇지만 너는 살인보다 더한

  죄를 저질렀다." 빠삐용은 억울

  하다는듯 대꾸합니다.

  "그게 뭡니까?"

검사가 단호하게 말합니다.

"인생을 낭비한 죄다."

빠삐용은

고개를 떨굽니다.

"나는 인생을 낭비 했으므로 유죄다..."

  젊었을 때 이 영화를 보고

'인생을 낭비한 죄'라는 말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빠삐용의 자유를 향한 초인적

집념보다 몇 배나 더한 울림이었습니다.

  '인생을 낭비한 죄'를 물을 때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저 역시 심판정에 섰을 때

빠삐용처럼 기소될 게 뻔합니다.

현재를 충실히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삶이 잘못되었을 때 다시

뒤집어 놓을 수 있는 모래시계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일회 운행으로

절대로 왕복표를 발행하지 않습니다.

  한 번 출발하면 돌아올 수

없는 여행 이기에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 하며 살아야 합니다.

  태양 아래 사는 기쁨, 땅위에

서있는 기쁨, 상대방과 온 몸

으로 기대며 사는 기쁨을 한껏

느끼시기 바랍니다.

  어디서나 겸손하여 많은 사람

으로부터 존경받으시기 바랍니다.

눈이 녹기를 기다리기 보다 눈을

밟아 길을 만드는 삶이 되시고,

  작은 것을 얻어도 큰 것을 얻은

것 같은 기쁨을 누리는 삶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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