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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행 동화 17> 종으로 팔려간 어머니를 모셔 온 효자(2)

한실25시 2024. 3. 2. 12:56

<효행 동화 17>

 

종으로 팔려간 어머니를 모셔 온 효자(2)

 

  해장은 드디어 원나라에 도착하였습니다. 원나라까지 가는데에도 결코 피곤하거나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지치지도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원나라 군인집을 찾았습니다.

  “주인 어른은 안 계십니까?”

  한 노파가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주인 어른은 안 계신데요. 지금 여행중이십니다.”

  “그러면 할머니는 누구신가요?”

  “, 저는 이 집 종입니다만.”

  "그럼 할머니의 고향은 어디신가요?“

  “, 저는 본래 고려국 명주입니다. 고향에는 아들이 둘이 있는데 큰아이는 해장, 작은아이는 덕린이라고 부릅니다.”

어머니! 어머니의 큰아들 해장이가 왔습니다.”

뭐라고? 내 아들 해장이가 왔다고?

 

  어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해장이가 온 것이 믿어지지 않았는지 아들의 얼굴을 찬찬히 뚫어지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아들의 볼에 얼굴을 대고 문질렀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껴안은 채 울면서 떨어질 줄을 몰랐습니다.

어머니! 얼마나 고생하셨습니까?”

너야말로 얼마나 고생했느냐?”

어머니, 이제 염려하지 마세요. 제가 어머니를 모시러 왔으니까 안심하세요.”

네 뜻은 고맙다만 나는 종이기 때문에 돈을 주인에게 줘야 나갈 수 있는 몸이란다. 그러니 내 걱정은 하지 말아라. 너를 이렇게 만나본 것 만으로 도 나는 만족한다.”

 

  “어머니, 알고 있어요. 그래서 돈을 미리 준비해가지고 왔어요.”

네가 어떻게 돈을 마련했단 말이냐?”

제가 모은 돈이예요.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었어요.”

참으로 장하구나! 그걸 마련하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느냐? 나는 여기서 혼자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또 울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집 주인이 여행 중이라서 앞으로도 한 달은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다리던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드디어 집 주인을 만났습니다.

부모에게 효도를 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면 누구나 다를 바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어머니께 효도하지 못한 불효자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댁의 종으로서 오랫동안 일했으니까 이제는 풀어 주시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찾아왔으니까 어머니께 효도를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당신의 뜻은 잘 알겠지만 일단 나의 종으로 사 온 사람이니까 돌려줄 수는 없소.”

그러지마시고 20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려 멀리 고려에서 찾아온 이 못난 자식을 불쌍히 여겨 제발 저의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그렇다면 돈은 준비해 가지고 왔겠지요?”

물론입니다. 여기 백금 55냥입니다.”

그렇다면 좋소. 당신의 효심이 지극하여 그것만 받고 당신의 어머니를 풀어주겠소.”

감사합니다. 주인 어른.”

이제 해장의 어머니는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이제는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습니다. 고향으로 가셔도 됩니다.

장하다, 내 아들아! 내가 자유의 몸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다니 이게 정말 꿈만 같구나!”

 

  그리운 고향 명주 땅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습니다. 해장이 어머니를 원나라까지 가서 모셔온다는 소문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효자 해장과 그 어머니를 위해 동네에서는 큰 잔치를 벌여주었습니다.

해장은 효자 중의 효자다.‘

동네 사람들의 칭찬은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지금 강릉과 삼척 중간 지점에 있는 옥계리에 우리나라의 최초의 효자비라고 할 수 있는 비가 있는데 이 비가 바로 해장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길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