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공부 자료/글눈 지도 자료

준문맹 구출 작전

한실25시 2022. 2. 28. 04:49

준문맹 구출 작전

    

 

   “선생님, 이거 큰 일 났습니다. 우리 아이는 글을 읽고도 무슨 뜻인지 전혀 모릅니다. 그저 글자만 읽     고 있어요. 수학에서 문장제 문제가 나오면 전혀 해결하지 못합니다. 무슨 뜻인지를 모르기 때문입      니다.”

     “어휘력이요?”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책도 건성으로 읽어요.”

     “줄거리 요약이요?”

     “전혀 안 됩니다. 줄거리 잡는 전략을 전혀 몰라요. 이걸 어떡하면 좋지요?”

 

   어느 학부모의 한탄이다.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누구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단에서 직접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사나 교육 정책 입안자도 이 글을 보는 글눈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문장 이해력이 없으면 공부를 할 수가 없다. 글의 뜻을 모르고 있으니 어떻게 학습이 가능하단 말인가? 국어는 물론이고 앞부분에서 학부모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것처럼 수학도 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문장제로 된 문제를 풀 수가 없다. 문장 이해력을 길러야 성적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글을 보는 눈이 없는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안내하고 독서 지도를 하고 있는데 정말로 그 열매는 얼마나 클까?

 

   요즘 공부에 대한 화두는 자기주도학습이다. 그런데 글을 읽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데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이 가능하단 말인가? 아무리 훌륭한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적용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따져봐야 한다. 우선 글을 보는 눈을 길러주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 공부를 하는 것이 바로 글눈 수업이다.

 

  아이들은 학원에서 주로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시험을 봐서 좋은 점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수는 단편적인 지식만 있으면 잘 맞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설명문이나 논설문 한 편을 주고 줄거리를 써 보라고 하면 전혀 쓰지 못한다. 문단을 나누고 분석적으로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은 전무 상태이다. 그것은 글을 보는 전략(戰略, strategy)을 학습하지 않아서 그렇다. 교과서에 나온 글은 보기글이다. 그 글을 통해서 글의 구조를 파악하여 내용을 이해하는 전략을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교재에 없는 글도 읽고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교과서에 없는 내용을 가지고 국어과 평가를 해 본 적이 있다. 난리가 났다. ‘안 배운 것이 나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힉교에 다니는 동안 보기글만 수없이 많이 배워야 한다는 말이다. 교과서에서 보기글을 통하여 다른 글도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주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한 보도에 의하면 대학생들의 40% 이상이 텍스트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 큰일이다. 독해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당사자가 아니고는 그 속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문장 이해력이 곧 학습력이라는 말을 절실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문장 이해력이 없는 상태에서 글을 읽어봤자 무슨 열매를 딸 수 있겠는가? 말짱 헛일이다. 그 시간에 차라리 운동장에서 뛰어놀게 하면 건강에나 도움이 될게 아닌가?

 

  우리 교사들은 내가 맡고 있는 아이들에게 글을 보는 눈을 길러주는게 아주 중요한 일이다. 

글을 읽었으면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줄거리도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문학 작품을 읽었을 때에는 숨은 뜻이나 주제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 글자는 아는데 글을 모르는 준문맹(準文盲)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간단한 글을 줄이는 내용으로 만든 검사지로 검사를 해 본 결과 기대치를 넘지 못하는 결과를 보고 많이 놀랐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나 학습 도우미들은 준문맹 퇴치를 위하여 팔을 걷어 붙여할 때이다. 이구렁텅이에서 하루 빨리 구출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물체가 잘 안 보이면 안경을 맞추게 된다. 그렇다면 글을 읽고도 무슨 뜻인지도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글눈 안경을 씌워줘야 한다. 그래야 글이 보일테니까,

 

  우리 교사들은 모두 반문맹 구출 작전에 나서야 한다. 문장 이해력도 없는데 거기에다 무엇을 쌓을 수 있단 말인가? 학습도 독서도 다 열매를 딸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글을 보는 눈을 길러주는 수업에 팔을 걷어부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