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웃는 곰님 동화방 75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63. 베르사유 궁전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63. 베르사유 궁전정문 밖도 넓었지만 황금문을 들어서면 더 큰 광장이 있고 둘레는 웅장한 건물이 디귿 자로 지어져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문 안팎에서 웅성거렸습니다. 광장 한복판에서 렌 아빠가 간단히 설명했습니다.“이 베르사유궁전은 1623년부터 1789년까지 프랑스 국왕의 거처였던 건물입니다. 태양왕으로 불린 루이 14세가 궁전으로 건설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모두가 황금 문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많은 사람이 먼저 와 광장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렌의 아빠가 또 설명했습니다. “그 당시의 유럽은 국가가 큰돈을 들여 짓는 건물은 거의가 교회나 성당이었는데, 루이 14세가 자신의 궁전에 수많은 인력과 돈을 투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교회의 힘이 약해..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62. 비밀은 만들수록 무거워진다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62. 비밀은 만들수록 무거워진다 “우리는…….”렌 엄마도 웃으며 물었습니다.“우리는 뭐?”“비밀이야.”“비밀? 비밀은 만들수록 무거워진다.”“아무것도 아니야.”“그만 자야지?”그렇게 저녁이 가고 아침이 왔습니다. 렌의 아빠는 일찍부터 서두르면서 승빈 아빠한테 물었습니다.“다섯 시 비행기라고 하셨지요?”“네, 다섯 시입니다.”“부지런히 서둘러야 됩니다.”그렇게 하여 두 집 식구가 한 차에 타고 베르사유궁전을 향해 달렸습니다. 차를 운전하며 렌의 아빠가 익숙한 한국말로 안내했습니다. “베르사유궁전은 프랑스에서 루브르 박물관 다음으로 유명하고 관광객이 가장 많이 오는 곳입니다. 프랑스 왕국의 옛 수도였지만 지금은 파리 근교의 고급 주택지가 되었습니다. 파리 시내에서 서남쪽으로 약 2..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62. 비밀은 만들수록 무거워진다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62. 비밀은 만들수록 무거워진다 “우리는…….”렌 엄마도 웃으며 물었습니다.“우리는 뭐?”“비밀이야.”“비밀? 비밀은 만들수록 무거워진다.”“아무것도 아니야.”“그만 자야지?”그렇게 저녁이 가고 아침이 왔습니다. 렌의 아빠는 일찍부터 서두르면서 승빈 아빠한테 물었습니다.“다섯 시 비행기라고 하셨지요?”“네, 다섯 시입니다.”“부지런히 서둘러야 됩니다.”그렇게 하여 두 집 식구가 한 차에 타고 베르사유궁전을 향해 달렸습니다. 차를 운전하며 렌의 아빠가 익숙한 한국말로 안내했습니다. “베르사유궁전은 프랑스에서 루브르 박물관 다음으로 유명하고 관광객이 가장 많이 오는 곳입니다. 프랑스 왕국의 옛 수도였지만 지금은 파리 근교의 고급 주택지가 되었습니다. 파리 시내에서 서남쪽으로 약 2..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60. 누나. 누나 미안해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60. 누나. 누나 미안해 거북이는 하루 종일 울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오지 않고 배는 또 고파왔습니다. 거북은 물 위에 뜬 금붕어를 바라보았습니다. 동그랗고 예쁜 눈을 감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거북은 헤엄을 쳐 다가가 금붕어 지느러미 끝을 한 입 물어뜯었습니다. 금붕어는 거북이가 물어뜯자 바닥으로 내려앉았습니다.빨갛고 아름답던 지느러미와 머리와 배가 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누나 미안해, 누나.”거북이는 배가 고플 때마다 금붕어를 뜯어 먹으며 울었습니다.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던 금붕어, 친절하고 유순한 금붕어가 거북이에게 모두 내어 맡기고 거북이의 밥이 되어 준 것입니다.“누나. 누나 미안해, 미안해 너무 배가 고파서…….”거북이는 금붕어를 뜯어 먹으면서 미안하다는 ..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8.배고플 때는 아무 말도 하지 마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8. 배고플 때는 아무 말도 하지 마 “그렇지. 사람들은……. ”주인아저씨가 출장에서 돌아오시지 않은 지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그래도 주인아주머니는 어항을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주인아저씨가 매일 물을 주던 화분에도 물을 주지 않아 꽃들이 시들기 시작했습니다. 거북이는 배가 몹시 고팠습니다. 여기저기 찾아보았지만 먹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물에 떠다니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먹었습니다. 금붕어도 배가 고파 힘을 잃고 한쪽 구석에서 숨만 할딱거렸습니다. 거북이 다가가 물었습니다.“누나 어디 먹을 거 없을까?”금붕어는 예쁜 눈을 깜박거리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주인아저씨가 오시지 않으면…….”“아! 배고프다.”“주인아저씨가 오실 때까지 참아.”“..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7. 사랑엔 벽이 없다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7. 사랑엔 벽이 없다 금붕어는 동생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누나 울지 마.” “알았다. 안 울게. 사람들은 우리들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우리들이 무엇을 바라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고 자기 좋은 대로만 해.” “누나 고마워.” 금붕어와 거북이는 물속을 마음껏 한 바퀴 돌았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먹이를 가져다 던져주고 들여다보며 중얼거렸습니다. “귀여운 녀석들 잘도 노는구나. 아저씨가 출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싸우지 말고 잘 지내거라.”  주인아저씨는 전보다 많은 먹이를 던져주고 출장을 떠났습니다. 아저씨는 날마다 한 번씩 먹이를 주고 들여다보시지만 주인아주머니는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한낮이었습니다. 환한 햇빛이 창문 가득 흘러드는 것을 보며 금붕어가 말했습니다.“거..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5. 500원짜리 거북이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5. 500원짜리 거북이 렌은 그림을 그려가며 동화책에서 읽은 금붕어의 사랑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한 살짜리 거북입니다. 오백 원에 판다는 글씨를 종이에 써 붙이고 손님을 기다리는 아주머니가 제 주인입니다. 한 아저씨가 다가왔습니다.“이거 오백 원이 맞습니까?”“네, 마지막 남은 거라 싸게 팔려고요.”“아주 귀엽게 생겼는걸.”아저씨는 새끼 거북이라고 하며 앙증맞고 예쁘고 귀엽다면서 나를 사서 비닐봉지에 담아 차에 태워 집으로 왔습니다.집안에는 커다란 어항이 있고 속에는 아름다운 꼬리를 살래살래 젓는 금붕어 한 마리가 밖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아저씨가 나를 작은 그릇에 쏟아 놓으면서 말했습니다.“여보, 이리 와 봐요. 복거북이 사왔어요.”아주머니가 다가오며 말했습니다.“그런..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4 날개가 있다고 다 좋은 건 아니야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4 날개가 있다고 다 좋은 건 아니야 “날개가 있으면 없는 것보다 힘들어.”“그게 무슨 소리야?”“하늘을 날자면 날갯짓을 쉬지 않고 해야 해. 안 하면 떨어져.”“나를 위로하려고 하는 말은 싫어!”“아니야, 하늘에는 무서운 새들이 있고 거미줄이 있고, 비가 오면 날 수도 없어.”“그렇구나. 날개가 있다고 다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구나.” “오늘은 날이 좋으니까 날기 좋겠어. 내가 하늘 끝까지 날아서 저 언덕 너머 산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 올게.”“하늘 끝까지?”“그래, 뻐꾸기와 산비둘기가 노래하는 거기 무엇이 있기에 저렇게 노래하고 즐거워하는지 알아보고 올게.”“알았어. 좋은 것 구경하고 와서 말해 줄래?” “좋아, 빨리 갔다가 올게. 기다려.” 렌이 이야기를 지었습..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3. 꽃과 나비의 슬픈 이야기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3. 꽃과 나비의 슬픈 이야기   렌의 집으로 돌아온 부모님들은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렌은 승빈을 데리고 공부방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백지와 크레파스를 내놓고 말했습니다.“빈, 이 종이에다 그림 그려 봐.”“무슨 그림?”“아무거나, 그리고 싶은 대로.”“난 잘 못 그리는데…….” 승빈이 주저하다가 하얀 종이에 민들레와 노랑나비를 그렸습니다.렌이 감탄했습니다.“와아! 짱이다!”“거짓말로 하는 칭찬은…….”“거짓말이 아니야! 잘 그렸어.”“고마워.”“그런데 무슨 생각이 나서 이런 그림을 그린 건데?“그냥.”“그냥? 아무 생각도 없이?”“응.”“나는 이 그림을 보니까 슬픈 생각이 들었어.”“왜?”“그냥.”“슬픈 생각은 하지 마. 민들레하고 노..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2 세상에서 인심이 가장 좋은 나라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2 세상에서 인심이 가장 좋은 나라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서비스라는 말은 국제적으로…….” “압니다. 그렇지만 자기 나라말로 좋은 것을 찾아 썼으면 싶습니다.” 모두가 식당에서 자리를 잡자 렌 아빠가 웃으며 물었습니다. “세상에서 인심이 가장 좋은 나라가 어딘지 아십니까?” 승빈 아빠가 고개를 갸웃하고 대답했습니다. “글쎄요. 프랑스가 아닐까요?” “프랑스는 물론 유럽은 모두 짠돌이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인심 좋은 나라는 한국입니다.” “한국이라니요?” “여기만 해도 그렇습니다. 무엇이든지 공짜가 없습니다. 심지어 자기네 가게에 들어온 손님한테도 화장실 사용료를 받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니……. 독일, 네덜란드 모두가 그렇지요.” 렌이 끼어들었습니다. “화장실도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