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7. 사랑엔 벽이 없다
금붕어는 동생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누나 울지 마.”
“알았다. 안 울게. 사람들은 우리들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우리들이 무엇을 바라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고 자기 좋은 대로만 해.”
“누나 고마워.”
금붕어와 거북이는 물속을 마음껏 한 바퀴 돌았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먹이를 가져다 던져주고 들여다보며 중얼거렸습니다.
“귀여운 녀석들 잘도 노는구나. 아저씨가 출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싸우지 말고 잘 지내거라.”
주인아저씨는 전보다 많은 먹이를 던져주고 출장을 떠났습니다. 아저씨는 날마다 한 번씩 먹이를 주고 들여다보시지만 주인아주머니는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한낮이었습니다. 환한 햇빛이 창문 가득 흘러드는 것을 보며 금붕어가 말했습니다.
“거북아, 저쪽에 있는 게 무언지 알겠니?”
“나는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아는 것이 없어, 누나.”
금붕어가 창가에 옹기종기 놓여 있는 화분의 꽃들을 가리켰습니다.
“저건 거실에 만들어 놓은 꽃밭이야.”
거북이는 고개를 빼고 말했습니다.
“참 예쁘다.”
“사람들은 꽃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화분에 꽃나무를 심어 놓고 좋아하지만 꽃들은 사람들의 놀잇감이 되고 마는 거야.”
“그렇지만 추운 겨울에 밖에서 떠는 것보다 얼마나 좋겠어?”
“나무나 꽃은 겨울에 밖에서 겨울잠을 자야 건강하단다. 그런데 사람들은 잠을 깨워놓고 꽃을 피게 한다.”
“겨울에 꽃이 피면 좋지 않아?”
“꽃한테는 나비가 있어야 해. 그런데 사람들은 꽃을 피게 해놓고 나비를 주지 못하거든. 그건 사랑이 아니야.”
거북이가 한쪽 벽에 매달린 새장을 가리켰습니다.
“누나, 저 새들은 행복하겠어.”
금붕어는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습니다.
“저 새는 엄마 새를 잃고 혼자 남았단다. 저 소리는 넓은 하늘을 달라고 외치는 것이란다.”
“사람들은 물과 들과 하늘에
사는 생물들을 자기 집에다 가두고
사랑한다면서 좋아하는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