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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라’ 여자의 콩떡 한 개

한실25시 2024. 11. 11. 21:30

오하라 여자의 콩떡 한 개


  근로의 대가는 신성하다
. 일본 "교토(京都)"에는 "오하라메" 콩떡이라는 유명한 콩떡이 있다. 찹쌀에 검은 콩을 꾹꾹 눌러 박은 볼품없는 떡이다. 값도 아주 싼 동전 한 잎의 싸구려 떡이다.

  헌데 이 볼품없는 떡은 "교토의 명물" 중의 하나이다. "오하라 메(大原女)"는 "오하라의 여자"라는 뜻이다.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의 인근에 "오하라"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하늘이 동전만 하게 보이는 산촌(散村)이다. 논과 밭이 거의 없는 마을이어서 도무지 먹고 살 길이 없는 곳이다.

  그 오하라 마을 여자들은 생계를 위해 산에 가서 나무를 자르고 패서 한 단의 나무를 만든다. 그리고 한 단의 나무를 머리에 이고 교토로 간다. 오하라와 교토는 차로 한 시간 거리이다.

  그러나 머리에 한 단의 나무를 이고 걷자면, 서너 시간 이상 걸려야 교토에 닿을 수 있다. 아침에 죽 한 그릇을 떠먹고, 오전 내내 걸어 그녀들은 교토에 도착한다.

  그리고 교토의 "니시키(錦)" 시장을 찾아가기서 한 단의 나무를 판다. 나무 한 단 이라야 요즘 돈으로 불과 5백 엔...

  그녀들은 그 5백 엔의 돈으로 보리 두 되를 사서 다시 오하라로 돌아간다. 오후 내내 걸어야 해가 질 때쯤이면 오하라에 도착할 수 있다.

  오하라 마을엔 그녀의 어린 자식들이 어머니가 돌아올 때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어머니의 보리 두 되가 있어야 그날 하루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하라의 여자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보리죽 한 그릇을 먹고 점심을 건너뛴 그녀의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오하라로 나가는 교토의 "데마치 야나기" 거리에 "다와라야 요시토미"(俵屋吉富) 라는 떡집이 있다.

  그 집 좌판에는 먹음직스러운 콩떡이 있다. 오하라의 여자는 망설이고 망설 이지만 너무 배가 고파서 도저히 오하라까지 걸어갈 기운이 없다.

  눈앞에 자식들의 얼굴이 어른거리지만 그거라도 한 개 사먹지 않으면 기진맥진해서 도저히 집에까지 걸어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떡 한 상자는 열 개, 한 상자를 다 살 수는 없다. 결국, 그녀는 콩떡을 하나만 팔 수 없겠냐고 물어 본다.

  주인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옷차림은 거지나 진배없이 더럽고, 게다가 장작을 머리에 이고 오느라고 땀 냄새는 진동을 한다.

  떡집 주인은 행색이 너무나 초라한 그녀들에게 떡을 팔고 싶은 마음조차 없다. 그렇게 처음에 떡장수는 그녀들에게 떡을 팔지 않았다. 행색이 너무 더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그녀들이 오하라 마을의 나뭇단 장수인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로소 그녀들이 내민 동전 한 푼이 얼마나 힘들게 번 것인가를 알아 챈 것이다. 떡집 주인의 고개가 숙여 졌다. 한 닢의 동전이지만 그녀들 에게는 천금보다 더 소중한 돈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날 떡집 주인은 오하라 여자들이 사먹을 콩떡을 좀 더 크고 실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낱개도 판매"라고 써 붙였다.

  비록 단 한 개의 떡을 팔아 주는 고객이지만, 그들을 업신여겼던 자기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오하라메 콩떡"의 사연이다.

  "하찮아 보이는 손님이라도 소홀히 하지 마라. 그들의 동전 한닢이 얼마나 힘들게 번 것인가를 생각하라. 손님을 차별하지 마라. 오늘 돈이 없다고 해서 내일도 돈이 없는 건 아니다"

  일본의 상인들은 그런 사실 을 "오하라메"의 나뭇단 장수들로부터 배웠다. 그리고 그 배움을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

  오늘날, "오하라메"라는 콩떡은 교토의 명물이 되었지만, 그 콩떡 속에 숨어있는 사연을 일본 과자 장인들은 모두 알고 있기에 일본의 과자 가게에서는 단 한 개의 과자를 사는 고객이라도 정성껏 한 개의 과자를 포장해 준다. 오하라 여자들의 콩떡 이야기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교토에서는 해마다 4월 셋째 주에는 "오하라메 마쓰리(大原女祭)"라는 것을 한다.

  오하라의 나뭇단 장수처럼 나무 한 단과 깡총한 "하오리(羽織= 덧입는 겉옷)"를 입고, 바로 그 오하라 여자들이 걷던 길을 나뭇단을 머리에 이고, 걸어보는 축제이다.

  참가비는 2천 엔, 그 옛날, 자식들을 굶기지 않기 위해서 공부를 가르치기 위해서 그렇게 고생하던 어머니들을 생각해보기 위해서이다.

  탈무드에도 이런 명언이 있다. "자기 자식에게 육체적인 노동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그에게 약탈 강도와 같은 짓을 가르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오하라메의 콩떡'은 뼛속깊이 새겨지는 교육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