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치기
섣달 그믐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섣달 그믐의 섣달은 한 해를 다 보내면서 새해 설을 맞이하기 위한 서웃달(설윗달)의 준말이고, 그믐은 만월의 보름달을 뜻하며 날마다 줄어들어 눈썹같이 가늘게 되다가 이윽고 소진하여 없어진다는 순 우리말 그믈다의 명사형이라고 합니다.
그날은 한해의 마지막 날이므로 눈썹이 세어진다고하여 새벽녘에 첫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집안 구석 구석에 등촉을 밝히고 밤을 세워 윷놀이,옛날이야기를 하며 새해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새해를 맞이하기 전 섣달그믐날 아이들의 세시풍속 가운데 '담치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집집이 돌아다니며 풍물을 치면(애기풍장) 어른들은 쌀이나 잡곡을 내주었지요. 이를 자루에 모아 밤중에 노인들만 계신 집, 환자가 있거나 쌀이 없어 떡도 못하는 집들을 찾아다니며, 담 너머로 던져주곤 합니다.
누가 던져 넣었는지 아무도 몰랐고, 알고도 모른 체했지요. 이웃의 고통을 나눠 가지려는, 그러면서 드러내지 않고 숨어서 하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일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려운 이웃을 더불어 둘러보라는 어른들의 가르침이 얼마나 훌륭하고 지혜로운지 또 한 번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중국이 우리나라 문화를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고 역사를 왜곡하며 사기를 치고 있어도 이런 훌륭한 정신은 흉내도 내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선조들의 후손입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임인년 마무리 잘 하시고 계묘년을 자신감 넘치고 힘차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가족과 함께 화목하게 설준비 잘 하시고 행복한 설 맞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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