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공부 자료/우리말 물주어 가꾸기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1)

한실25시 2022. 6. 1. 14:21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1)

 

 흔히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을 때 말짱 도루목이다’라는 말을 쓰는 데 이 말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선조 임금님 때 임진왜란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 군사들은 칼과 창을 들고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불을 내뿜는 신식 무기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군과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피난길에 오른 임금님 일행은 걱정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가운데에도 먹을거리를 마련하는 일이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생선꾸러미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상감마마께옵서 이런 걸 드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음식을 준비한 나인은 생선을 요리해서 임금님께 올렸습니다. 오랜만에 생선을 맛본 선조 임금님은 그 담백한 맛에 아주 만족했습니다. 임금님은 생선을 바친 사람을 불러오라고 일렀지요.

네 덕에 별미를 맛보았구나! 그런데 그 생선의 이름이 무엇이냐?”

, 묵이라고 하옵니다.”

어허, 맛에 비해 이름이 보잘 것 없구나. 은색으로 빛나는 게 그 맛처럼 귀해 보이니 생선 이름을 은어라고 부르도록 하여라.”

임진왜란이 끝나고 다시 궁궐로 돌아온 임금님은 어느 날, 피난길에서 먹었던 맛있는 은어가 먹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상에 올라온 은어를 맛보던 선조 임금님은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예전의 그 담백한 맛이 아니라 형편없는 맛이었거든요. 실망한 임금님은 이렇게 명령하였습니다.

맛이 형편없구나. 이 은어를 도로 묵이라고 해라.”

이래서 묵은 도로묵이 되었다가 나중에 도루묵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궁지에 몰렸을 때 이판사판이라는 말을 쓰는데 무슨 뜻일까요?

 이판은 절에서 불교 경전을 공부하는 스님을 말하고 사판은 절의 살림을 꾸려 나가는 스님을 말합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국교로 내세우면서 불교를 억눌렀습니다. 그 바람에 스님은 가장 천한 계층 취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조선 시대 때 스님이 된다는 것은 이판이 되었건 사판이 되었건 마지막이 된 것이고 끝장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판사판이 마지막 궁지에 몰린 상황을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알고도 모르는 척 딱 잡아아뗄 때 우리들은 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생긴 말일까요?

 매사냥은 길들인 매를 데리고 사냥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냥감을 많이 알려주는 훌륭한 매를 탐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매들은 생김새가 비슷해서 얌체들이 남의 좋은 매를 자기 매라고 우기는 바람에 종종 싸움이 나곤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매에다 이름표를 달았는데 그 이름표가 바로 시치미입니다. 이 시치미만 보면 누구의 매인지 쉽게 알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치미를 떼어버리면 누구의 매인지 알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아이들이 친구들을 놀릴 때 ‘얼레리꼴레리’라는 말을 쓰는데 무슨 뜻인 지도 모르고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겨난 말일까요?

 이 말은 알나리깔나리에서 나온 말입니다. 옛날에는 양반 도련님이 어린 나이에 진사 시험에 합격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 나리가 된 셈입니다. ‘알나리는 나이 어린 사람이 벼슬을 했을 때 농담 삼아 아이 나리라는 뜻으로 쓰이던 말입니다. 어려서 벼슬을 했다고 너무 어른 흉내를 내면 양반집 머슴들이 그 모습이 우스워서 뒤에서 알나리깔나리라고 놀리곤 했습니다. 여기서 깔나리는 재미있으라고 리듬을 맞추기 위해서 뜻없이 덧붙인 말입니다. 이 말이 변해서 아이들이 친구를 놀릴 때 얼레리꼴레리라는 뜻도 모르고 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걸 ‘이바지한다고 하는데 그 말은 어떻게 생겨 났을까요?

 원래 이바지는 잔치를 한다는 뜻입니다. 여자가 결혼이라는 잔치를 치루고 가져온 떡을 이바지떡이라고 합니다. 국가나 사회에 공헌한 사람이 많으면 으레 잔치를 많이 벌여야겠지요. 그래서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걸 이바지한다고 합니다.

 

 돈이나 물건을 아끼는 사람을 가리켜 우리들은 구두쇠’고 하는데 이 말 을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구두가 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의 일입니다. 어떤 남자가 구두를 사 놓고 아까워서 신을 수가 없었습니다. 닳아 없어질 것이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고민에 빠진 남자가 어느 날 대장간 옆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말 발바닥에 징을 박는 것을 보았습니다.

옳거니, 구두에 징을 박으면 오래 신을 수 있을 거야.’

남자는 대장장이를 찾아가 사정을 해서 겨우 구두에 징을 박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그 남자는 구두를 오래 신을 수 있었습니다.

구두쇠는 이처럼 구두에 쇠를 붙였다고 해서 나온 말입니다.

 

 우리는 바보 같은 사람을 멍텅구리’라고 하는데 도대체 이 말은 어떻게 나온 말일까요?

 낚시 용어에 멍텅구리 채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줄에 낚시 바늘이 5개 이상이니까 초보자들이 많이 사용하고 또 바늘이 많으니까 멍청한 물고기들이 등에 걸리기도 하고 지느러미에도 걸리고 해서 멍텅구리 채비라고 합니다.

멍텅구리는 원래 병목이 두툼하게 올라온 못생긴 병을 가리켰는데 그것을 본따 못생기고 행동이 느린 뚝지라는 물고기를 멍텅구리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행동이 느려 터져서 위급한 상황인데도 대처하지 못하고 위험을 자초하는 사람을 멍텅구리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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