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 사람
‘난 사람, 든 사람, 된 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단다. 이는 조관일이 쓴 'N 형인간‘이라는 책에 소개된 개념이다. 난 사람은 뛰어난 사람이고 든 사람은 지식이 많은 사람, 소위 말하명 ’가방끈이 긴 사람‘이다. 그리고 된 사람은 인성이 좋은 사람을 가리킨다고 한다.
오늘 아침 한강까지 걷고 오다가 바로 ‘된 사람’ 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오늘은 아침 기온이 영하 8도이다. 그래서 걷기 하는 사람도 뜸하였다. 홍제천을 지나 불광천의 산책로를 걸어오는데 큰 비닐 주머니를 들고 길가에 있는 휴지를 줍고 있는 것이다. 가볍게 조깅을 하면서 ‘애 많이 쓰십니다. 훌륭하시네요.“라는 인사를 전했다. 그 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라고 답례를 하였다.
이 추운 겨울에 길가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가 없었다. 그의 얼굴은 평화롭게 보였고 즐거움이 넘쳐 보였다. 멈춰서 이야기를 나누고 올 것을 그냥 지나친 것을 후회해 보았다. 이 작은 실천이 다른사람들도 감동을 하였는지 그 분 곁을 지난 사람은 다 인사를 했다.
어디든 마찬가지만 역시 불광천 가의 길도 쓰레기 천국이다. 쓰레기의 종류도 다양하다. 빈 담배 갑, 과자 껍질, 각종 비닐, 유리병, 캔, 신문지 찢어진 것, 요쿠르트 병, 담배 꽁초, ..................
다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이다. 자기 집은 깨끗하게 관리하면서 왜 그런 쓰레기를 버리는지 이해가 안 간다. 도대체 뇌의 구조가 어떻게 생긴 사람들일까?
그걸 버리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니 정말 강심장들이 아닌가 싶다.
된 사람은 작을 것이라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언젠가는 이 쓰레기를 한 번 시간을 내서 주워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실천을 하지 못했는데 그분의 용기를 배울 수 있었다. 1톤의 생각보다 1그램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어느 한 구간만이라도 한 번 쓰레기를 주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