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방/참고 작품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

한실25시 2023. 1. 16. 18:39

추사 김정희의 걸작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 김정희(金正喜,1786-1856), 조선 19세기, 종이에 먹,31.8×137.8cm

 

추사 김정희 글씨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 "희미한 글씨가 고집스럽게 남아있는 돌이 있는 누각" 이다.

 

오래된 글이 남아있고 흔한 돌이 있는 서재, 낡은 책과 울퉁불퉁한 돌이 있는 서재,

또는 고비(古碑)의 파편을 모아둔 서재’의 뜻을 가진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비바람에 깎인 볼품없이 깨진 빗돌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몇 개의 글자가 있는 서재"를 말한다.

 

殘書頑石樓(잔서완석루) : 오래된 글(책)과 흔한 돌이 있는 서재(평범한 돌집)

書爲蘇侯(서위소후) : 소후를 위해 쓰다

三十六鷗主人(삼십육구주인) : 추사의 다른 호, 강상에서 지낼때 갈매기가 많지 않은 날

 

잔서완석(殘書頑石)에서 잔(殘)은 깨지고 남아 있는 부스러기를 뜻하고 서(書)는 책이 아니라 글자를 의미한다.

잔서(殘書)는 세월이 흘러 깨지고 뭉그러져 겨우 희미하게 남아 있는 글자 몇 자를 뜻하고,

완(頑)은 거칠고 세련되지 못하다는 말이며, 완석(頑石)은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돌을 말하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깨지고 부서져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돌을 의미한다.

 

따라서 "잔서완석(殘書頑石)"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비바람에 깎인 볼품없이 깨진 빗돌(비석,碑石)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몇 개의 글자’라는 의미가 된다.

 

편액에는 書爲瀟矦 三十六鷗主人(서위소후 삼십육구주인) "소후를 위해 삼십육구주인(김정희)이 쓰다"라는 관기가 있는데 소후는 김정희의 제자인 유상(柳湘,1821~?)이다.

 

잔서완석루는 금석문을 공부하는 문인의 집에 걸렸을 법한 당호(堂號), 김정희가 유상에게 금석문 연구 및 서법書法에 정진하라는 의미로 써 준 것으로 생각된다.

 

전서와 예서, 해서, 행서의 필법이 함께 녹아있는 추사의 잔서완석루는 제주도 유배후 강상 시절에 쓴 완당(추사)의 대표작이다.

 

모든 글씨가 위쪽에 정연하게 맞춰져 있고 거기서부터 아래로 늘어져 있는데 유홍준 교수는 이를 두고 글씨를 빨래줄에 걸어놓은 듯 하다고 표현했다.

 

완당의 범접할 수 없는 필력과 서권기(書卷氣)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김정희 글씨 중 명작의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예서(隸書)이지만 전서(篆書) 字形을 응용한 데다 해서(楷書)와 초서(草書) 運筆法을 섞어 썼기 때문에 횡액으로는 보기 드물게 장중함과 활달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글자의 변화는 심하지 않지만 붓끝의 힘은 종이를 뚫을 듯하여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또한 거친 붓질은 희끗희끗한 비백(飛白)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 깨진 빗돌의 글씨를 연상시킨다. 이것이 김정희 글씨에서 느낄 수 있는 금석기(金石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