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실현(自我 實現)
글 : 이 병 희 교장님
이야기 ① |
<동그라미만 그리면 월급을 준다고요?>
“김 맹구씨, 일 처리가 왜 이렇게 시원찮아요?”
“죄송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맹구씨는 일류대학까지 나왔잖아요? 앞으로 잘 해 보세요.”
사장님이 맹구씨를 불러다 놓고 야단을 하고 있었습니다. 맹구씨는 입사한지 1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렇지만 회사에 적응하지 못한 채 무거운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이 다시 맹구씨를 불렀습니다.
“김 맹구씨! 일에 재미 좀 붙였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회사 나오기가 싫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내가 제안을 하나 할테니까 그렇게 해 볼래요?”
“절더러 사표를 쓰라고요?”
“아니예요. 왜 사표를 써요?”
“사장님! 그러면 제안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가요?”
“맹구씨, 내일부터 회사에 안 나와도 되니까 그 대신 하루에 동그라미 5,000개씩만 그려가지고 우편 으로 보내면 월급은 그대로 주겠습니다.” “네? 동그라미를 5,000개씩만 그리면 월급을 준다고요?”
“그렇다니까요.”
맹구씨는 신이 났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늘어지게 늦잠을 잘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늦게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나서 동그라미를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순식간에 2,000개를 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또 낮잠을 한 숨 잤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쉬운 일이 다 있나 싶어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저녁에 텔레비전을 보면서 남은 3,000개를 다 쳤습니다.
이렇게 해서 어느 덧 한 달이 지났습니다. 월급은 약속대로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부터는 동그라미 치는 일이 지겨워졌습니다. 아무런 의미 없는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이 한심스럽게 여겨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사장님과의 약속을 어길 수가 없었습니다. 이를 악물고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하루에 5,000개의 동그라미를 치는 일이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회사에 나가 일을 하는 것이 보람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게으름을 피우고 일을 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되었습니다.
맹구씨는 생각다못해 사장님 문을 노크했습니다.
“사장님!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다시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게 해 주십 시오. 부탁입니다.”
“집에서 동그라미 치는 일이 더 쉬울텐데 괜찮겠소?”
“사장님! 저에게 큰 깨달음을 주신 것 정말 감사합니다.”
“어떤 깨달음인데요?”
“일을 하면 그 보람을 느껴야 하는데 동그라미를 치는 일은 아무 보람 도 의미도 없었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좋습니다. 내일부터 회사에 나와 열심히 일을 해 보 세요.”
“사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최선을 다 해 일해 보겠습니다.”
맹구씨는 열심히 일을 하여 상사들에게 신임을 얻게 되었고 지금은 부사장으로 회사의 중책을 맡아서 날새는 줄 모르고 오늘도 일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② |
<여보! 월급이 반으로 줄었어요>
“여보, 월급이 반으로 줄었어요. 다시 회사로 가면 안 돼요?”
김지도 스승님 사모님이 울면서 사정을 하였습니다.
“나는 교사가 좋아서 다시 돌아왔으니까 당신이 이해해 줘요.”
“아무리 교사가 좋다고 하지만 월급이 너무 적잖아요. 다시 그 회사로 가시면 안 돼요?”
사모님은 울먹이면서 통사정을 하였습니다.
“미안해요. 못난 남편을 만나서 당신만 고생이구려. 나는 아이들이 좋 아서 다시 학교로 돌와왔으니 까 이제는 당신이 나를 도와줘요.”
김지도 스승님은 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초등학교 교사 발령을 받았습니다. 강원도 어느 산골 학교로 부임을 하였습니다. 낮에는 아이들을 열심히 지도하고 밤에는 동화를 쓰면서 보람있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지도 스승님이 학교 생활을 접고 어느 출판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승님의 친구가 큰 출판사를 하고 있는데 자꾸 같이 일을 하자고 해서 학교를 그만 두게 된 것입니다.
월급은 학교에 있을 때보다 두 배나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밤늦도록 일을 해야 했고 출장도 잦아 생활이 불규칙하여 도대체 사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에 있는 아이들이 자꾸 생각이 나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학교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김지도 스승님은 결심을 하였습니다. 회사를 그만 두고 다시 교사가 되기로 말입니다. 그런데 마침 기회가 왔습니다. 초등학교 교사가 많이 부족해서 누구나 교사자격증만 있으면 시험을 봐서 교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김지도 스승님은 사모님에게 말도 하지 않고 일을 저질렀습니다. 다시 교사로 돌아온 것입니다.
김지도 스승님의 표정이 그렇게 밝아질 수가 없었습니다. 김지도 스승님은 이제 자기가 일할 제자리를 찾았다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사모님이 월급 적게 받아온다고 바가지를 긁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김지도 스승님은 마음이 흐뭇합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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