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내가 쓴 수필

작은 경고

한실25시 2022. 6. 30. 11:36

작은 경고

 

  간밤에 비가 엄청 쏟아졌다. 장대비가 아침까지 내리더니 잠깐 소강 상태이다.

 

  이 비 때문에 매일 아침 타는 자전거를 탈 수 없게 되었는데 마침 비가 주춤해서 우산을 들고 걷기를 할 셈으로 집을 나섰다. 불광천 산책로를 걸어볼 생각이었다.

 

  ‘?’ 차단기가 내려져 있어 산책로로 진입할 수가 없었다.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위험하니 산책로 통행을 자제해 달라는 표시도 되어 있었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배려였다. 할 수 없이 산책로 위쪽으로 만들어 놓은 데크가 있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걷기 매니아들도 모두 그 데크 통행로를 이용하였다. 걷고 있는 중에도 산책로로 진입하지 말아 달라는 방송도 계속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웬일? 산책로 옆에 있는 자전거도로로 자건가를 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산첵로로 걸어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위험하다고 산책로로 진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아랑곳하지 않은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심장일까? 작은 부탁인데 그것도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 협조하라는데 위반한 심보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들은 지켜야 할 규칙들이 있다. 그런데 배운 사람이나 안 배운 사람이나 다를 게 없다. 이렇게 작은 규칙도 안 지킨 사람이 다른 규칙은 잘 지킬 수 있을까?

위험하다고 산책로로 걷지 말라는데 무슨 배짱으로 유유이 활보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횡단보도는 선을 그어 놓을 필요가 없다. 그 선 안으로 걷느 사람은 거의 없다.

빨간 신호등인데도 그냥 좌우를 살피면서 걷는다. 특히 이면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그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전철에는 임산부 보호석이 있다. 임산부가 아니면 그 자리에 앉으면 안 된다. 그런데 전철을 타보면 그 자리에 아무나 앉는다. 심지어는 남자가 넥타이까지 하고 앉아 있는 것을 본 적도 있다. 그럴 때 한 마디 하고 싶지만 싸움이 될까 봐 용기를 접는다. 아무리 만원이 되어도

임산부가 안 탔을 경우에는 그 자리는 비운 채 있어야 한다. 그게 정의로운 사회이고 문화 민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이 세상을 혼자 살지 않고 남과 더불어 살아간다. 남을 돕고 살 수 없다면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 작은 규칙이라고 잘 지켜 평화롭게 살았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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