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 /강시진
난 마트로 에어컨 쐬러 간다
구경할 것도 많고 공짜로
시원하고 참 좋다.
난 지하철 타고 에어컨 쐬러 간다.
세상 돌아가는 구경도 하고
공짜로 종착역까지 왔다갔다 한다.
꼭 시원한 곳을 찾아가는 것일까
공짜가 좋아서 천만에
젊은 날의 사람이 그립다.
사람이 그립다.
오늘도 그리워서 정처 없이
걷는다 외로워서 마트로 향하고
외로워서 지하철을 타고
종착역 서너번 씩 왕복한다.
오늘도 조용히 대문을 열고
소리없이 길을 나선다.
가는 곳이 어딘지 발 닿는 곳으로
아들딸들이 걱정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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