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리 덕분에] - 정외숙
익숙한 산책로 혼자 걷다
작은 돌부리에 박자가 뒤엉켜서
우스꽝스럽게 나자빠지고 말았다
넘어진 채 무릎 부여잡고
원망스러운 눈으로
내가 어찌할 수 없으니
꼬여버린 발걸음이 문제였어
돌부리 딛고 일어나
큰 눈으로 왔던 길 뒤돌아 보았다
숲에 가려져 못 본 하늘 보이고
나무 위 못 보았던 새집 보이고
그동안 못 봤던 새로운 모습이다
고맙기도 한 돌부리
우리 삶에 평탄함만 있으랴
가던 길 계속 가는 거야
딛고 서서 뒤돌아 본 하늘
가슴속에 피어나는 작은사랑 같기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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