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리 집
3학년 김 선 아
“때르릉-!”
공부가 끝났다는 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좋아했지만 나는 별로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맥이 빠졌다. 그것은 우리 집이 학교에서 너무 먼 데다가 별로 좋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에 남아 있을 수도 없어서 늑장을 부리며 천천히 교문을 나섰다. 집에 가는 골목이 하도 좁아서 숨이 막힐 것 같아 머리까지 아파왔다.
나는 집에 가서 어머니께 짜증을 냈다.
“엄마, 우린 언제 좋은 집 사서 이사가요? 힘도 들고 창피하기도 해요.”
하였더니 어머니께서는 미안하다면서 더 이상 말씀을 하시지 않았다. 엄마가 원망스러웠다.
다음 날, 미경이가 자기네 집에 가자고 해서 미경이의 집에 가 보았다.
‘설마 우리 집보다 나쁘진 않겠지!’하고 생각했는데 미경이네 집에 가보았더니 집안 살림이 말이 아니었다. 다 쓰러져가는 낡아빠진 집이었다. 그런데도 미경이는 조금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에는 웬지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엄마, 죄송해요. 집이 나쁘다고 엄마를 원망했던 것 용서해 주세요.”
어머니께서는 아무 말도 하시지 않고 내 손을 꼬옥 잡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