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내가 쓴 동화

엄마! 나 선물 뭐 사줄 거예요?

한실25시 2022. 2. 21. 04:23

 

<우리 할아버지가 지은 동화 3>

엄마! 나 선물 뭐 사줄 거예요?

엄마!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알지요?

어린이날이지 뭐!”

어디에 데리고 갈 건데요?”

…….”

엄마는 아무 대꾸도 하시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날이라 좋은 선물도 받고 아빠 차를 타고 놀이 공원에 가서 재미있게 놀고 싶었는데 엄마의 표정을 보니까 아무리 해도 심상찮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현철이는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1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님이 가엾게 느껴졌습니다.

그렇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들을 대접하기 위해 생긴 날은 아니다. 어린이들이 선물을 받고 어디나 놀러 가라고 생긴 날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이놈! 부모 말도 안 듣는 놈이 무슨 선물을 원해?”

그래도 어린이날인데 선물은 받고 싶어요. 다른 애들도 선물을 다 받거든

.”

그래도 이놈이 내 말을 못 알아듣는군 그래! 너 혼 좀 나 볼래?”

내가 왜 혼나야 하지요? 아무 잘못도 없는데.”

맨날 동생과 싸우고, 전화도 하지 않고 늦게 집에 들어오고, 우리 음식은

먹지 않고 햄버거나 피자나 사달라고 하고, 숙제도 안 하고 텔레비전이나

밤늦게 보고, 반찬투정이나 하고, 장난감 총을 가지고 다니다가 눈이나 다

쳐오고, 철봉에서 장난치다가 발이 부러지고…….”

현철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철아! 학교 가야지! 이렇게 늦잠만 자고 있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어서 일어나. 오늘 어린이날이라 작은 체육대회도 하고 글짓기도 한다고 했잖아? 어서 일어나 챙겨라!”

현철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꿈을 꾼 것입니다. 꿈에 어떤 할아버지한테 꾸중을 들은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정말 그렇다. 나는 그 동안 부모님의 속만 썩혀드린 불효자였다. 내 할 일은 하나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원하기만 했다. 그리고 투정만 부리고 화만 냈다. 정말 나 같은 사람을 가리켜 불효자라고 하는가 보다.’

현철이는 그 동안의 잘못을 반성했습니다. 부모님의 말에 한 번도 상냥하게 대답도 하지 않았고 부모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진지하게 듣지도 않았습니다.

 

현철이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양말 가게에 들렀습니다. 지난 번 외삼촌께서 오셨을 때 학용품을 사라고 만원을 주셨는데 그 돈으로 부모님 양말 한 켤레라도 사고 싶었던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테니스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흰 색 면양말을 샀고 어머니 것으로는 스타킹을 샀습니다.

어머니 스타킹을 살 때 어떤 색을 살지 몰라 가게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서 어머니에게 어울리는 것으로 골랐습니다.

현철이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어제 저녁 꿈에 나타난 할아버지께 야단 맞았던 일이 현철이에게는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현철이는 부님께 그 동안의 잘못을 비는 편지도 썼습니다.

 

 드디어 어린이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철없는 아들을 용서하세요!”

우리 아들이 웬 일이니?”

놀라신 것은 아버지였습니다.

제 생각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린이날은 제가 대접받는

날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선물받고 놀러 가고 외식하는 날로 잘못 알았습니

.”

그랬니?”

아버지, 어머니! 제 마음을 이 편지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작은 선물을 제

가 샀습니다. 저의 마음을 받아 주세요.”

내 아들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니? 역시 보람초등학교는 좋은 학교야!

학교 스승님들께서 지도를 잘 해 주시니까 우리 아들이 이렇게 바른 생각을

갖게 되는구나! 자랑스런 내 아들아!”

여보! 우리 현철이의 생각이 이렇게 훌륭하니까 제가 기분이 좋아지네요.

오늘은 외식을 하지 말고 제가 특식을 만들 테니까 당신이 도와주실 수 있

어요?”

물론이지. 도와주고말고.”

아버지께서는 벌써부터 앞치마까지 하셨습니다.

점심 먹고 우리 식구 다 함께 가까운 동산에 가서 맑은 공기나 흠뻑 마십

시다.”

현철이는 어머니와 아버지 손을 잡고 산길을 정답게 걸었습니다. 길가에 피어 있는 빨간 영산홍과 철쭉이 한결 아름답게 느껴졌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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