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내가 쓴 수필

Gold Class

한실25시 2022. 7. 18. 19:44

Gold Class


   말로만 듣던 Gold Class를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Gold Class란 영화관에서 비싼 돈을 주고 영화를 보는 것인데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한 번 들어갈 비용이면 보통 영화관에서 열 번을 볼 수 있는 비용인데 구태여 갈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다.
 
  얼마 전에 한 지인으로부터 Gold Class 초대권을 두 장 받았다. 그런데 금년 12월 말 이전까지가 유효하다고 하면서 그 안에 꼭 가서 영화를 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첫경험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CGV를 방문하여 안내를 받고 나서 전화로 예약까지 할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 오후에 영화를 보러 갔다.
 
   초대권을 입장권으로 바꾸어 좌석을 배정 받고 카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든 사람은 우리 부부뿐이었다. 다 젊은 사람들이었다. 부모를 잘 만났거나 벌이가 좋은 젊은이들이라 이렇게 비싼 영화를 보러 다니는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소외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네들이 부럽기도 하였다.
 
   드디어 상영관으로 입장하였다. 일반 상영관과 입장하는 입구가 달랐다. 입장을 해 보니 그 넓은 공간에 좌석이 딱 30개였다. 두 개씩 짝을 이루어 배치해 놓았는데 의자가 아주 크고 푹신하였다. 그리고 누워서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게다가 신발을 벗고 편히 관람하라고 얄쌍한 실내화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어떤 젊은이들은 그 안에서 커피와 패스트푸드를 주문하기도 하였다. 영화를 이렇게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바로 Gold Class.
 
   일반 상영관과는 달리 광고 화면이나 예고편을 전혀 하지 않은 점이 참 좋았다. 바로 본 영화만 상영하였다.
   오늘 상영되는 영화는 히말라야였다. 한 마디로 참 감동적인 영화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산악인 엄홍길이라는 인물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다. 히말라야를 정복하기 위하여 후배 산악인 3명이 조난을 당하였는데 그 시신을 찾기 위하여 불편한 몸을 마다 않고 나서는 그 의리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결국 세 명 중 두 사람은 찾지 못하고 한 사람의 시신을 찾아 돌무덤을 만들어 주는 이야기는 정말 가슴이 뜨거웠다. 배우들도 무척 힘들었겠지만 촬영진은 얼마라 고생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들은 이야기이지만 거기에 출연하는 주연 배우는 촬영이 얼마나 힘이 들었든지 자기가 가지고 있던 등산복을 전부 버렸다는 것이다. 편하게 앉아서 보는 영화였지만 배우들과 촬영진의 고생이 눈에 보이는 귀한 영화였다.
 
   산의 높이가 8700고지이면 우선 건강한 사람도 고산병에 걸리게 되고 산수가 부족하여 호흡이 곤란하다고 하는데 그것을 극복하는 산악인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뿐이었다. 히말라야가 수많은 산악인을 집어 삼켰지만 그 도전이 계속되는 걸 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지인 덕분에 Gold Class를 처음으로 경험할 수 있었고, 영화도 감동적이어서 마음이 뿌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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