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안 쓰면 세계화?
우리 민족은 참으로 우수한 민족입니다. 그리고 지혜로운 민족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것을 잘 보존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 민족이기도 합니다. 우리 말, 우리 글, 우리 문화와 전통을 지키지 못하고 과감하게 버리는 용기(?) 있는 민족입니다.
우리 나라 역사도 귀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에서도 우리 나라 역사를 왜곡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학교에서 국사 과목이 천대를 받고 취직 시험에서까지도 선택 과목으로 밀려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 역사를 우리가 소중히 하지 않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귀하게 여길 리가 없습니다.
올림픽 중계를 들을 때마다 귀에 거슬리는 말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아나운서들은 우리 말을 정확하게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는 아니지만 그렇지가 않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금 저녁 7시 30분입니다. |
시각과 시간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7시 30분은 시간이 아니라 시각입니다. 시각과 시각의 사이가 시간입니다. ‘현재 시간이 어떻게 되었습니까?’는 틀린 말입니다. ‘출발 시간이 언제입니까?’ 그것도 틀린 말입니다. 아직도 버스터미널에 가면 출발시간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버스를 볼 수 있습니다.
팥빵은 팥을 속에 넣어서 만듭니다. 그런데 그 팥이 맛이 있어서 팥빵을 즐겨 먹습니다. |
여기서 ‘팥을’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그리고 ‘팥이’는 어떻게 읽고요?
이걸 ‘파츨’이나 '파슬'이라고 읽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들이 ‘같을’을 ‘가틀’이라고 읽지 ‘가츨’이라고 읽지 않잖아요? 따라서 ‘팥을’은 ‘파틀’로, ‘팥이’는 ‘파치’로 읽어야 합니다. 따라서 ‘끝을’은 ‘끄틀’, ‘밭을’은 ‘바틀’로 읽어야 합니다.
우리들이 틀리게 쓰는 말도 부지기수입니다.
♣ 운동장에서 신발주머니를 잊어 버린 어린이 곧 교무실에서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 잊어 ➝ 잃어
♣ 뒷집 미영이네는 사업에 실패해서 빗이 많대요.
☞ 빗이 ➝ 빚이(발음은 비지)
♣ ‘스승님! 아이들 공부 가르키느라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 가르키느라고 ➝ 가르치느라고
우리 말을 우리가 바르게 쓰지 못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우리 말을 아끼고 사랑할 때 우리 말이 빛나게 될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자기 나라 언어에 대하여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에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가 8권이나 된다고 합니다. 말하기, 읽기, 쓰기, 짓기, 발음, 문법, 강독, 시 이렇게요. 그리고 전 국민을 상대로 해서 독해력 평가도 실시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최초로 KBS에서 2004년 8월 8일에 제 1회 한국어능력시험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사원 선발을 위한 극히 부분적이긴 하지만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이것이 점차 확대되어 우리 국어에 대한 인식이 높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문법, 이해, 음성 언어 표현, 국어 문화 등5개 실용 분야에서 출제했는데 이 시험에 무려 1만1천3백여명이 응시했다고 합니다. 시험 결과 전체 응시자의 50%가 990점 만점에 300-550점대에 몰렸고 580점 이상은 3,600여 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최고 점수는 925점이었다고 합니다. 이 일을 맡았던 실무자는 ‘변별력과 완성도면에서 성공했다’고 자평하며 ‘낮은 응시율과 비용 과다 등의 문제점을 보완해 일반인 대상 시험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시험 목적도 결국 점수따기보다 바른 우리 말 사용 장려에 있는 만큼 토익형 시험을 지향하고 조만간에 ⌞바른언어생활지침⌟을 출간해 국민들이 실생활에 활용토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대한 민국 국민이 우리 나라에서 살면서 영어를 몰라 불편하다면 그것은 정말 잘못된 것입니다. 간판이나 각종 안내문이 영어로만 되어 있어서 우리 국민이 불편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말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세계화의 첫 걸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운이 있는 글방 > 남곡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펄벅여사를 감동시킨 한국 농부의 마음 (0) | 2022.07.29 |
---|---|
인간이 먼저다 (0) | 2022.07.25 |
긍정의 힘 (0) | 2022.07.18 |
두더지는 땅 속이 갑갑하지 않다 (0) | 2022.07.14 |
덕담을 하는 언어 습관 (0) | 2022.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