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좋은 시

낙엽 / 이생진

한실25시 2023. 11. 27. 13:58

 

낙엽 / 이생진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

그 때가 좋은 때다
그 때가 때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
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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