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내가 쓴 수필

學과 習

한실25시 2022. 2. 4. 16:07

學과 習

 

  세계적으로 우리 나라 학생들처럼 공부 많이 한 나라가 있을까?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 학생들의 학습량에 놀랐다고 한다. 3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든지 공감하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의 문제는 은 엄청나게 많이 하는 반면 을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운동장에 떨어진 휴지는 주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줍지를 않는다. 이것은 은 되었으나 이 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學이 되면 반드시 으로 가야 한다. 익힐 습()’자의 윗 부분은 새 날개 우()이며 밑부분의 흰 백()‘은 하얗다는 뜻이 아니다. 수 백번 연습을 한다는 뜻이다. 날아다니는 새는 태어나서부터 수없이 많은 날갯질을 하여 날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의 개념이다. 이 되었으면 여러번 되풀이해서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동양에서의 의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치를 깨우치고 깨달으면 반드시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學習인 것이다. 學習은 정말 대단한 價値語이다. 敎育이라는 말도 가치어이다. 그런데 이 가치어 앞에 자를 붙여 참교육이라고 말한 것은 맞지 않는 것이다. 이 교육이라는 말 속에 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무리 을 해도 깨우침이 없으면 선생님께 여쭈어 보아야 한다. 이것을 물을 자를 써서 學問이라고 한다. 우리가 생각할 때에는 글월 자를 써서 學文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직에 있다가 교장으로 임용되어 부임 인사를 한 다음 날, 아이들이 등교한 모습을 보기 위하여 교문에 한 동안 서 있었다. 아이들이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장난삼아 안녕하세요?’ 일색이었다. 9월인데도 아이들은 대부분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더욱 놀란 것은 1학년이나 6학년의 인사 태도가 똑같더라는 것이다.

부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시작했던 것이 바로 인사 지도였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방송을 통해서 아주 상세하게 했다. 인사는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설명하였다. 인사 태도는 꼭 5가지를 지키도록 하였다. 첫째는 일단 정지를 한 다음에 인사한다. 걸어가면서 인사를 해서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둘째는 시선 맞추기이다. 인사할 상대와 눈을 마주친 다음에 인사를 하는 것이다. 셋째는 '배꼽 인사이다. 남자와 여자의 공수 방법이 다르지만 그것은 무시하고 인사를 할 때에는 손을 배꼽 위에 얹고 입이 귀있는 데 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하였다. 그것은 환하게 웃으라는 뜻이다. 넷째는 ’7박자 인사이다. 하나, 둘 하면 고개를 숙이고, 셋넷에는 그대로 있으며 다섯,여섯, 일곱하면서 고개를 들도록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못하도록 하였다. 안녕하세요?‘가 무의미 언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제 지도를 마친 다음에는 내 관심은 아이들의 인사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유심히 관찰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러 어린이들 중에 정말 예쁘게 인사하는 어린이를 발견하였을 때에는 월요일 아침에 방송실로 오게 하여 실제로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 신월어린이들은 이제 인사하는 태도가 아주 예뻐졌어요. 그런데 교장 선생님이 일 주일 동안   관찰한 결과 제일 예쁘게 인사하는 어린이를 두 명 발견했어요. 그 어린이들을 지금 소개할게요.”

하고는 실제로 인사를 시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3개월 동안 내내 인사 지도 방송만 했다. 참으로 교육력은 위대하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의 인사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본교를 방문한 교장님들의 말씀,

이 교장! 이 학교 아이들은 왜 그렇게 징그럽게 인사를 해요?“

공손하다 못해 징그럽게 느껴졌던 모양이었다.

예쁘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은 벌써 환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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