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목의 점막을 자극하면 기침·가래 등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황사·미세먼지·초미세먼지, 비슷하지만 발생 원인 달라황사와 미세먼지는 어떻게 다를까?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황사는 중국 북부 지역·몽골 사막 지대 등에서 발생한 미세한 흙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유입되는 자연 현상이다. 반면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산업 공정의 화석 연료·산불과 화전 경작 등에서 발생한다.
황사는 칼슘·철분·알루미늄 등 토양 성분을 포함하는 반면 미세먼지는 연소 작용으로 생기기 때문에 황산염·질산염·암모니아 등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탄소화합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성분은 다르나 황사가 한반도에 유입될 때 각종 중금속과 유해 물질을 동반해 결국 대기질이 악화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까지 높아진다.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크기 비교. 국립환경과학원
흡연·요리·난방기구의 연소·운동 등 실내에서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요인도 있다. 특히 요리를 만드는 조리(調理)와 매연을 뜻하는 fumes의 합성어인 ‘조리흄’(Cooking fumes)에서 고농도의 초미세먼지가 많이 나온다. 주로 생선이나 고기를 굽는 등 음식을 만들 때 나오는데 이 조리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교통량이 많은 도로변의 4~10배에 달해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는 얼마나 작을까? 사람 머리카락 한 올의 지름이 50~70μm(마이크로미터) 정도인데황사의 주성분인 황토나 모래가 이보다 작은 0.2~20μm 정도다. 또 한국까지 날아온 황사는 1~10μm 정도 되고, 미세먼지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10μm가량이다. 초미세먼지는 2.5μm 이하로 더 작은 입자 물질이다.미세먼지가 폐질환·폐렴 등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목이 칼칼한데?…방치하지 마세요
황사와 먼지 등은 대부분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지고 배출된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우리 몸속에 쉽게 스며들고 다른 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 들어간 미세먼지가 내부 점막을 자극하면 염증이 생기거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악화할 수 있다. 또 비염 때문에 코로 숨쉬기 어려워 입으로 호흡하다 보면 정화되지 않은 공기가 그대로 체내에 유입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기도로 들어가 목 점막을 자극하면 목의 통증이 생기고 호흡이 어려워진다. 또 미세먼지가 폐로 들어가 폐포를 손상하면 기침·가래·재채기 등이 동반되고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감기처럼 보이는 이런 호흡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2차 세균 감염으로 기관지염(기관염)· 천식·폐렴·급성 후두염 등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미세먼지가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면 폐 조직이 염증 반응을 일으켜 폐기능 저하·폐질환·폐암 등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2013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을 정도로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미세먼지가 인간의 기대수명을 1.8년 단축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수록 스트레스(16%), 우울감(38%), 고혈압(15%), 당뇨(23%), 고지혈증(28%), 비만(8%) 위험이 증가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외출 시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 호흡기 건강을 지켜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질병 예방하려면
황사가 심하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가급적 외부 활동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운동을 하면 호흡량이 급격히 늘어 몸으로 흡입되는 미세먼지 양도 배로 많아진다. 그래서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엔 외부에서 운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외출해야 한다면 긴소매 옷을 입어 신체 노출 부위를 줄이고,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있는KF 80·KF 94·KF 99 등 보건용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외출전 미리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 등으로 미세먼지 현황을 파악하고, 귀가 후엔 몸을 깨끗이 씻어 몸과 머리카락 등에 남아있는 부유물을 없애야 한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등 평소 실내 공기질 관리도 필요하다. 후드를 켠 채 요리하고, 환기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영양가 있는 식사와 꾸준한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한 생활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은 기본이다.
코로 숨을 쉬는 습관을 들이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호흡기 건강에 이롭다. 김양현 고려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분 섭취가 미세먼지 배출을 용이하게 만든다”며 “목 안 점막이 건조하면 미세먼지가 달라붙기 쉬운데, 물을 충분히 마시면 점막의 습도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