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남곡 칼럼

중산층의 기준

한실25시 2022. 4. 24. 07:47

중산층의 기준

 

 

   중산층은 아직까지 그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중산층하면 경제적 소득이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그런데 연간 소득을 가지고 중산층을 분류하는데에도 나라에 따라서 금액의 편차가 심하기도 하다. 또 경제적 소득과 함께 정신적 상태나 가치관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조선 시대의 증산층 기준을 살펴보면 살림의 정도와 사람의 도리를 포함해서 중산층의 기준을 정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선 시대의 중산층 기준이 요즘의 기준보다는 좀 더 품위가 있는 중산층 기준이 아닌가 싶다.

 

  두어칸 집에 약간의 전답도 있고 겨울 솜옷과 여름 베옷 등이 한 두벌 있어야 하고 봄경치 즐기러 다닐 나귀 한 마리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몇 권의 책과 거문고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의리를 지키며 예의 범절이 바를뿐만 아니라 주변 상황에 대하여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중산층을 규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요즘의 한국 사회의 중산층 기준은 어떤가?

   한 자료에 의하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여 설문 조사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빚 없이 30평 이상의 아파트 보유, 월급여 400만원 이상, 최소한 2000cc 이상의 승용차 보유, 예금 잔액이 1억원 이상을 보유, 해외 여행도 무조건 1년에 1회 이상을 다녀야 중산층에 속한다고 하였다고 한다.

 

   지지리도 못살았던 옛날이 지겨워서 그랬을까? 중산층 기준이 온통 물질적인 것에만 치우쳐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다. 저속한 말로 오직 만 있으면 만사형통이라는 말이다. 조선 시대에 사람됨됨이를 중산층의 기준을 삼았던 것과 비교하면 돈의 위력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다른 나라들의 중산층의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찾아보았다.

프랑스는 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에서 정한 기준이 있었다.

최소한 외국어 하나 정도는 할 수 있는 실력자, 직접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고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하며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위하여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특이한 것은 잘 하는 요리도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왜 그네들은 경제력을 포함시키지 않았을까?

 

   다음은 옥스퍼드대학에서 제시한 영국의 중산층의 기준이다.

   페어플레이를 할 것,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지고 살 것,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은 금물, 약자는 두둔해 주고 강자에게 대응할 것, 불의, 불법에 의연하게 대처할 것 등이 바로 중산층의 기준이다.

   영국도 마찬가지고 경제력에 관계된 사항이 전혀 없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어떤가?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중산층의 기준이란다.

   자신의 주장에 떳떳할 것, 사회적인 약자를 도울 것, 부정과 불법에 저항할 것,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있을 것 등이다.

 

   이처럼 중산층의 기준은 나라마다 다른데 선진국은 잘 살아서 인지 경제력이 중산층의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부럽기만 하다. 그저 우리는 돈의 가치를 최고로 알지만 그네들의 정서는 우리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들의 중산층의 기준도 조선 시대처럼 조금은 달라졌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