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學父母님前 上書

인간이 먼저다

한실25시 2023. 6. 17. 21:54

인간이 먼저다

   사람한테서는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그런데 개 냄새나 돼지 냄새를 피우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개는 애완용이나 집을 지키는 역할을 하기에 사람에게 유익하고, 돼지는 고기를 제공해서 또한 귀한 가축이다. 그런데 개나 돼지만큼도 안 되는데 우리들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자고 나면 사고사건들이 판을 친다. 꾀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오징어를 인산으로 절였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그 보도에 의하면 인삼의 산지 금산에서 중국산 홍삼 원액을 들여와 거기다 물엿만 첨가하여 170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단다. 가짜 건강 식품을 만들어 노인들을 속이는 일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버겁다. 인간을 중시한다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남을 속여서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얌체들은 개와 돼지보다 무엇이 나은가?

 

  시계나 가방 등 명품 가짜를 만들어 유통하는 것도 안 되겠지만 특히 먹는 것을 가지고 장난 치는 사람은 중벌을 내려야 한다. 벌 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 사람이 만든 식품을 그 사람에게만 죽을 때까지 먹이면 된다. 자기는 안 먹고 남에게 먹여 돈을 챙기겠다고? 사람을 존중한다면 그런 짓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고도 산업 사회의 역기능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성 매몰이다. 게다가 어려서부터 인성 교육을 외면 하고 오직 공부,공부하기 때문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 웃어른을 위하는 예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태도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따지고 보면 공부라는 어원은 사람의 도리를 다 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것인데 우리 정서는 공부가 곧 점수라는 등식이기 때문에 사람 냄새는 영영 맡기 어렵게 되었다. ‘버릇 없어도 좋다. 집안 일을 거들지 않아도 상관 없다. 애비가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나와서 인사도 할 필요가 없다. 봉사 활동도 엄마가 하고 싸인 받아왔다.’는 어느 어머니의 넋두리가 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인간 존중 사상이 사라진 것은 어느 한 부분의 잘못이 아니라 총체적인 문제이다. 이것은 치료하는 단방약은 없다. 다만 가정에서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부터 인성 교육을 해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한 양호 교사는 딸만 둘 있는데 생일이 되면 손수 떡 케이크를 만들어 인근에 있는 요양원을 방문하여 할머니들과 함께 축하해 준다고 한다. 이것은 나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눈을 돌릴 수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보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를 무시하고 왕따를 시키는 풍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요즘은 학교 폭력이 대단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어 사회 문제화 되지 않았는가?

 

  유치원에서는 사람 만들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의도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일부 유치원에서만 해서는 안 된다. 유치원 때부터 인성 교육을 우선시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인성 교육은 저만치 하고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 유치원은 원생이 모이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 어머니들의 마인드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이 사람 만들기 교육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 지경은 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한 학교에서 5 6개월 동안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 애들이 사람 냄새를 피울 수 있을까해서 많이 고민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접근해 보았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남을 속이고 기만하는 행위, 남의 허물이나 얘기하는 대화 분위기, 돈이 된다면 남의 목숨도 하찮게 여기는 마인드는 없어져야 한다. 범죄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눈을 돌리는 그런 나라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사람 냄새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