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내가 쓴 동화

<효행 동화 26>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효심(孝心)

한실25시 2024. 6. 21. 19:18

<효행 동화 26>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효심(孝心)

 

이 이야기는 살맛나는 세상’(2002.1,2월호)에 실린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아버지가 간경화 판정을 받자 아들이 자신의 간을 떼어주는 효심을 담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간경화입니다. 앞으로 6개월을 넘기기가 힘들것입니다.”

의사 선생님! 제 남편을 살려 주세요, 제발.”

현규 어머니는 의사 선생님을 붙들고 애원을 하였습니다.

방법은 딱 한 가지가 있습니다만…….”

선생님, 그 방법이 어떤 것인가요?”

건강한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겁니다.”

 

  현규 아버지는 개척교회 목사입니다. 달동네에서 개척 교회를 운영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기독교를 배척했던 주민들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교회를 위하여 밤낮으로 일을 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되어 결국 간경화 진단을 받게 된 것입니다. 간경화는 간이 굳어지는 병으로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간을 이식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병입니다.

 

  현규네는 네 식구가 단란하게 살았습니다. 비록 형편은 어려웠지만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면서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딸 현순이는 대학 3학년이고 아들 현규는 고등학교 3학년 졸업반입니다. 두 자녀의 학비를 대는 것도 벅찬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간을 사서 이식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머니! 제가 아버지를 살리겠습니다.”

현규는 어머니께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 네가 아버지를 살린다고? 어떻게?”

제 간의 일부를 아버지께 떼어 드리겠다는 말입니다.”

너의 뜻은 갸륵하다만 그것만은 안 된다.”

아니예요, 어머니! 아버지를 살리고 저도 사는 방법은 오직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허락하여 주세요.”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하시지 않고 가만히 눈을 감고 계셨습니다.

 

  식구들을 설득하고 나자 공교롭게도 수술 날짜와 대학교 정시 모집 기간이 겹쳤습니다. 더군다나 현규는 실기 시험을 치루어야하는 성악과를 지망하려던 터였습니다. 현규는 여기에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진학할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를 살릴 것인가?’를 결정해야만 했습니다. 대학 진학을 미루면 친구들보다 1년 후배가 되는 셈인데……. 이러한 마음의 갈등을 정리하였습니다. ‘아버지의 목숨을 살리는 것만큼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드디어 간 이식 수술은 시작되었습니다. 현규의 간을 60% 떼어내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이었습니다. 무려 16시간이나 했던 대 수술이었지만 아버지를 향한 사랑과 간절한 기도로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효심이 전해지자 방송국 기자가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이런 어려운 결심을 했나요?”

돈은 벌어서 갚으면 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죽게 할 수는 없었습니 다. 그리고 수술을 하면 아버지께서 반드시 건강을 되찾으리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결심을 한 것입니다.”

이렇게 결심을 굳히게 된 어떤 동기라도 있나요?”

, 있습니다. 제가 결심을 굳히게 된 것은 같은 반 친구인 전진석 군이 간암을 앓던 아버지를 위해 간 이식을 해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 문에 별 어려움 없이 결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장한 일을 해 냈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다만 자식된 도리를 다 했을 뿐입니다.”

현규의 말이 끝나자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모두 힘찬 박수로 그의 효심을 칭찬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