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내가 쓴 동화

어머니를 위해 지은 책

한실25시 2024. 7. 14. 21:42

<효행 동화 27>

 

어머니를 위해 지은 책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에 경기도 강화도에서 한 소년이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도 전인 병자호란 때에 외적으로부터 강화도를 지키다가 전사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소년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났습니다.

  다행히 그 소년은 나이가 들수록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극진해졌습니다.

하루는 소년의 어머니가 배를 짜다가 베틀에서 그만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 어머니! 왜 그래요? 어머니!”

  소년은 겁이 나서 다급히 여쭈어 보았으나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손만 내저었습니다. 소년은 하는 수 없이 옆집 아주머니를 불러와 어머니를 겨우 자리에 눕혔습니다.

  “아이구! 이렇게 몸이 쇠약해서야 되겠나!”

  옆집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어머니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 어머니가 나를 키우시느라 고생을 많이 하셔서 그렇구나! 이제부터 내가 어머니 일을 도와 드려야겠구나!’ 라고 중얼거리면서 옆집 아주머니 집을 찾아갔습니다.

  “아주머니, 밥을 앉히려면 물을 어느 정도 부어야 하나요?”

  옆집 아주머니는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었습니다. 소년은 부엌으로 들어가 밥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상을 차려 어머니께 갖다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깜짝 놀라셨습니다.

  “아니, 이 밥은 어디서 얻어 왔느냐?”

  “어머니, 제가 지었어요. 옆집 아주머니께서 가르쳐 주셨어요. 이제부터 는 제가 부엌에서 하는 일은 다 할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지만 어머니께서는 아들의 고마운 마음만을 받고 부엌일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소년은 그 때부터 어머니를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는 어머니가 즐거워하는 것은 모두 다 해 드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소년은 책이라면 모두 구해 어머니 곁에 앉아 읽어 드렸습니다. 그것을 듣고 기뻐하시는 어머니를 보면 정말 그 소년의 마음도 한없이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어머니께 읽어 드릴 책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제 책을 구할 데가 없는데 어떡하지? 차라리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어볼까!’

그 소년은 이런 생각을 한 후로 자기 뜻을 굽히지 않고 글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밤 늦도록 심혈을 기울여 소설을 지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어머니께서 즐거워하실 모습을 생각하면 피로하지도 않았습니다. 꼬박 밤을 새우고 글을 쓴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 책이 바로 오늘날까지 널리 읽혀지고 있는 김만중의 구운몽이라는 소설입니다.

 

  김만중은 어른이 되어서도 어머니께 효도를 하는 착한 아들이었습니다. 그는 조선 시대 문과에 장원하여 나라 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만중은 나라 일로 한 달 가량 어머니 곁을 떠나 다른 고장에서 일을 보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만중이 고향을 떠난 지 3일째 되는 날 밤에는 어머니가 보고 싶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럴 때에는 어머니께 편지를 써야겠다.’

만중은 보고 싶은 마음을 편지로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만중은 하루도 빠짐없이 어머니께 편지를 썼습니다. 낮에는 나라 일을 열심히 하고 밤에는 어머니께 편지를 정성껏 썼습니다. 편지를 쓰고 있노라면 어머니께서 바로 곁에 계신 것 같은 착각이들기도 하였습니다.

 

  나라 일을 마치고 돌아온 만중은 어머니께 공손하게 인사를 드리고 그 동안 지방에서 겪었던 일을 자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래, 우리 아들이 나라를 위해 그렇게 훌륭한 일을 했구나! 참으로 장한 내 아들이다.”

하시면서 만중의 손을 꼬옥 쥐어 주셨습니다.

이처럼 만중은 늘 어머니 곁에 늘 있으면서 효도하는 착한 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