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 동화 29>
사랑의 리퀘스트
현순이는 평소에 텔레비전을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토요일에 방영되는 ‘사랑의 리퀘스트’라는 프로그램은 빠지지 않고 시청을 합니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그처럼 불쌍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불만을 말씀드리려고 생각을 하다가도 이 사랑의 리퀘스트를 보면 그런 마음이 싹 달아납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의 불쌍한 모습을 보면 현순이는 공주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현순아! 넌 왜 그렇게 울고 있니?”
엄마가 현순이의 눈에 맺혀 있는 눈물을 닦아주면서 물었습니다.
“너무 불쌍해서요.”
현순이는 목이 매여 말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화면에 나오는 그 오빠의 모습을 생각하자 눈물이 다시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순아! 이제 울음을 그치고 엄마한테 얘기해 주렴?”
엄마는 흐느적거리는 현순이의 등을 토닥거려 주었습니다.
화면에 나오는 주인공은 최정규라는 오빠였습니다. 금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대학에 가기 위하여 수학 능력 시험을 본 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규 오빠는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학비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도 납부금을 제대로 기한 내에 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항상 가슴 아파하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정규 오빠의 아버지는 3년 전에 위 수술을 하여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습니다. 오빠의 어머니가 우유 배달, 신문 배달을 하여 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잘 먹이지도 못하고 잘 입히지도 못한 신세를 한탄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정규 오빠는 한 번도 선물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수학 능력 시험을 마치고 아르바이트를 하여 부모님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정규 오빠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천정 위로 흐르고 있던 뜨거운 물의 관이 갑자기 폭발한 것입니다. 그 뜨거운 물을 정규 오빠가 온통 뒤집어 쓴 것입니다.
몸 전체의 60%가 화상을 입었던 것입니다. 특히 얼굴은 화상으로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습니다.
네 차례의 수술을 했다고 하지만 아직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현진이는 화상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지를 정규 오빠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손가락도 10개 모두가 심한 화상을 입어 전부 절단을 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부모님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모처럼 부모님께 효도를 한 번 해 보려고 한 것이 결국 큰 불효가 되고 말았습니다.
현진이는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저렇게 불쌍한 오빠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직도 몇 차례 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진이는 세 통화의 전화를 걸었습니다. 사랑의 리퀘스트는 세 통화까지만 걸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 엄마의 허락도 받지 않고 세 통화나 해서 죄송합니다. 세 통화니 까 3000원을 도와준 셈이예요. ”
“아니다. 우리 현진이가 이제 남을 도울 수 있는 마음도 가지고 있으니 정말 대견스럽구나! 정말 잘 했다.”
현진이는 정규 오빠를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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