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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증상 보이는 어머니… ‘약물 치료’ 언제부터 받아야 할까?

한실25시 2025. 5. 6. 20:59

치매 증상 보이는 어머니… ‘약물 치료’ 언제부터 받아야 할까?

 


40대 직장인 김씨는 오랜만에 뵌 어머니의 모습에 걱정이 크다. 늘 쓰는 단어를 기억 못하고 친척이나 지인 이름도 떠올리지 못해 수시로 대화가 끊긴다. 방금 내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불안해하시는 어머니 모습에 지금이라도 병원에 가서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김씨 사례처럼 부모님이 기억력을 떨어뜨린 모습을 보인다면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경도인지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은 ▲대화 중 적절한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거나 ▲방금 일어난 일을 잊거나 ▲평소 자주 가던 길을 잊는 등이다. 경도인지장애란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기억력이나 언어능력 등의 인지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2.25%인 반면 2023년에는 6.17%p 늘어난 28.42%로 나타났다. 올해는 환자 수가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흔히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도인지장애는 이미 치매의 시작점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김여진 교수는 “가장 대표적인 치매인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20년간 쌓이면서 신경염증을 일으켜 증상이 나타난다“며 ”경도인지장애 증상 자체가 주요 뇌신경세포가 70% 이상 손상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치료를 늦추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유병률은 정상 노인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높다고 보고된다.


경도인지장애 치료는 일반적으로 뇌의 인지저하 증상을 개선하는 약물을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치매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레켐비’를 권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기에 투여하면 효과가 가장 크며 최대 30% 정도로 치매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기존 경도인지장애 약물은 인지력 개선에는 효과가 있지만 치매 자체를 늦출 수는 없었다”며 “레켐비는 치매의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직접적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치매와 인지 저하를 지연시키는 획기적인 치료제”라고 말했다.


물론 유의할 점도 있다. 치료 중 일부 환자에게서 뇌부종이나 뇌출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추적관리를 위해 최소 4차례 이상의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오랫동안 뇌세포가 손상된 중증 치매 환자는 치료 효과가 낮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복원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경미한 증상을 보일 때가 치매를 늦추는 적기라고 볼 수 있다. 인지저하 외에 ▲현저히 식사량이 줄거나 ▲말수가 줄고 ▲우울증, 수면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지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여진 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 등의 기저질환을 잘 관리해야 하며 음주나 흡연은 금하는 것이 좋다”라며 “꾸준한 운동과 독서, 셈하기 등의 두뇌 활동도 권장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