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와 종달새/
2.악마같은 뻐꾸기새끼
종달새는 날개를 저으며 파란 하늘을 높이 날아 먹이를 찾아 떠났습니다.수컷 종달새는 기뻐하며 알에서 기어 나오는 새끼들을 둘러보고 말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너희들한테 먹이를 물어다 주어야겠지?요 귀여운 내 새끼들!”
종달새 부부가 멀리 먹이를 찾아 떠난 사이에 둥지 속의 알들은 모두 깨어났습니다.가장 먼저 깨어 목을 빼고 둘러보던 뻐꾸기 새끼가 중얼거렸습니다.
“요것들이 몇 마리야?세 마리네.하루에 하나씩 내쫓아야겠지.흐흐흐.”
바로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은 털이 질퍽하게 젖은 채였습니다.한 마리가 빨갛고 간들간들한 목을 길게 뽑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종알거렸습니다.
“아아!파랗고 아름다운 하늘이다아!”
그 소리에 다른 새끼도 목을 빼고 게슴츠레한 눈을 껌벅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하늘이네.”
그것을 보던 뻐꾸기 새끼가 속으로 말했습니다.
“요것들이 제법 새 모양이 되어 가네.히히히.”
조금 전에 하늘을 보고 좋아하던 새끼는 암 종달새였습니다.암컷은 날 때부터 연약하게 보였습니다.그 다음에 다른 종달새 새끼가 눈을 깜박이며 날개를 쭉 펴고 톡톡 털면서 소리쳤습니다.
“하늘이다.하늘이다.날아가고 싶은 하늘이다.”
그 소리에 뻐꾸기 새끼가 비웃었습니다.
“네깟 것들이 하늘을 난다고?어림도 없지.내가 누군지 아냐?”
알 속에서 깨어난 종달새 병아리들은 한동안 젖은 털을 말리며 눈을 깜짝거렸습니다.그러나 새끼 뻐꾸기는 다른 병아리들과 달리 몸집이 크고 잠깐 사이에 물기를 털어버리고 날개를 펴고 제법 새처럼 머리를 휘둘렀습니다.
그러는 사이 네 마리 새끼들이 오글거리는 둥지로 수 종달새가 날아와 이리저리 흩어진 껍질을 물어내어 말끔하게 치워놓고 어디론가 날아갔습니다.
수 종달새가 떠난 하늘 멀리서 암 종달새가 먹이를 물고 왔습니다.그것을 본 새끼 뻐꾸기가 다른 새끼 종달새 병아리들한테 말했습니다.
“너들 내 말 잘 들어.엄마가 먹이를 주면 입에 물고 삼키지 마.알았지?”
막내로 깨어난 병아리가 물었습니다.
“왜?”
“이유는 묻지 말고 입에 물고만 있어.알았지?”
“암 종달새 병아리도 종알거렸습니다.”
“왜 먹지 말라는 건데?”
새끼 뻐꾸기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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