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46. 한국을 욕보인 작가
“한국일보에 심청전이라는 제목으로 쓴 소설을 보고 놀라지 않는 한국 사람들이 이상합니다. 효를 중요시하고 예의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그럴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황석영이란 자가 효녀 심청이 중국 상인한테 팔려가서 진씨라는 돈 많은 인물의 성 노리갯감이 되는 변질 심청전을 만든 것입니다. 구체적인 성추행 이야기는 차마 여기서 말할 수가 없습니다. 중국 진나라 황제가 별별 짓을 다 했다는 기록도 보았지만 한국인이 한국 소녀를 중국으로 팔아 차마 말할 수 없는 수치스런 짓을 당하는 음담을 소설이란 이름으로 쓰는데 아무도 이의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둘러앉은 얼굴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몰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승빈 아빠 유지점장이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더 자세히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더 이상 자세히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잠시 후에 제가 그 신문 소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기가 막히는 일입니다.”
렌 아빠는 점점 심각한 얼굴로 변했습니다.
“그런 것을 보고 시시덕거리는 사람들한테 크게 실망했습니다. 나는 타국인이지만 윤리와 도덕은 동서가 다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닙니까. 그렇기에 참지 못하고 그 신문사 발언대에다 항의 글을 썼습니다. 아무리 돈벌이를 위해 한다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서였지요.”
렌 아빠 샬론은 다음 말을 이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썼습니다. <작가가 돈에 눈이 멀어서 이런 글을 쓴다면 작가가 아니다. 심청은 이 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효의 상징 소녀상이다.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의 주인공을 창녀로 만들어 하류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음탕한 글을 쓰는 것은 윤리 도덕에 오물을 묻히는 것이다. 이건 전 국민을 모욕하는 짓이다. 이 글은 작가가 고의적으로 나라의 윤리 도덕을 무너뜨리려는 저의가 있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다. 당장 연재를 중단해야 한다. 신문사 사장도 이런 글을 비싼 원고료를 지불해 가면서 지가를 올리려는 것은 국가적 매국 행위이다.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랬더니…….”
렌 아빠는 허탈한 소리로 웃으며 말을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했습니다.
“내가 그런 글을 올렸더니 당장에 여기저기서 댓글이 올라오는데 나의 뜻을 받아들이고 분개하는 글은 하나도 없고 모두가 재미있겠다, 흥미진진하겠는데, 그 신문 몇 면에 나오느냐? 보고 싶다, 볼만하겠는데 등등 내 기대와는 전혀 다른 글들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그때처럼 한국에 대하여 실망한 적은 없었습니다. 허허 참…….”
승빈 아빠가 민망해 하는 얼굴로 물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더 두었다가는 모르는 사람한테까지 광고하는 꼴이 되어 그 날로 글을 내렸습니다.
그런 수치스런 글을 어떻게 연재소설이라고 올릴 수 있는지요. 한 사람의 분노하는 소리도 없이 재미있다 흥미진진하겠다고 할 수 있습니까. 프랑스 같으면 당장에 그 작가 가만 두지 않습니다. 그런 작가를 국가 대표작가라고 추켜세우는 것이 이상합니다.”
승빈도 그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는 안 되었지만 뭔가 잘못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한국인으로 부끄럽다는 생각도 되어 아빠한테 물었습니다.
“한국 작가 중에 그런 사람이 있어요, 아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부끄러운 글을 쓸 정도의 사람으로는 생각지 못했다.”
렌 아빠가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