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44. 심청이가 창녀라고?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44. 심청이가 창녀라고?

 

“한국에는 교훈적인 고전 소설이 많습니다.”

“그렇지요. 옛날 어른들이 참 지혜로웠습니다. 효도를 가르치기 위하여 심청전을 지었고, 정조를 지키라는 교훈으로 춘향전을 지었으며…….”

승빈 아빠가 말을 더 하려는데 렌 아빠가 가로막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더 많은 것을 말씀하시고 싶어 하시는 건 알면서도 제가 실례를 했습니다. 여기서 다른 책 이야기는 모두가 알아서 할 필요가 없지만 심청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네, 말씀하시지요.”

 

이야기 마당은 두 아빠의 몫이 되었고 둘러앉은 사람들은 청취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한국은 효자 효녀가 많은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충효 사상이 높은 나라가 아니겠습니까.”

승빈 아빠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지요.”

“이제부터 저는 유지점장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저를 샬론이라고 불러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유지점장께서 존경하는 한국 작가를 꼽으신다면 어떤 작가를 들으시겠습니까?”

“작고 작가를 말씀하시나요? 아니면 현재 활동하는 작가를 말씀하시나요?”

“현존 작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이 있지만 딱 짚어 말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김지하, 이문열, 조정래, 황석영…….”

 

“됐습니다. 그들 가운데 한국에서 누가 가장 높은 평을 받는 작가입니까?”

“황석영 같습니다.”

“황석영이 그렇게 유명합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작가에 대하여 얼마나 아십니까?”

“별로 아는 바가 없습니다만…….”

“저는 한국에서 가장 나쁜 작가가 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에 모두 놀라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네에 에?”

 

“한국의 효 사상을 가장 강조한 고전 작품이 심청전입니다. 심청전에 대하여 아시지요?”

“한국사람 치고 심청전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한국 사람이 아니지요.”

“그렇습니다. 심청전은 효에 대해 매우 교훈적인 명작입니다. 아마 렌도 알 정도일 것입니다.”

 

이때 렌 엄마가 딸을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너도 아느냐는 눈빛입니다. 렌이 대답했습니다.

“알아요. 아무리 외국 사람이라도 효녀 심청에 대하여는 다 알고 있어요. 심청이라는 소녀는 눈먼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대요. 그런데 어느 날 지나가는 중이 아버지를 위하여 공양미 삼백 석만 절에 바치면 눈을 뜨실 수 있다는 말을 했대요. 그 말을 들은 심청이 중국 뱃사람들한테 팔려가기로 하고 공양미 삼백 석을 받고…….”

렌 아빠가 말을 막았습니다.

“됐다. 그만 해도 다 아는 이야기니까.”

그러면서 둘러보고 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