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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42. 남자는 눈물을 아껴야

한실25시 2023. 12. 15. 12:11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42. 남자는 눈물을 아껴야

렌이 물었습니다.

무모님 만나면 무슨 말을 먼저 할 거야, ?”

몰라…….”

엉엉 울겠지?”

렌의 엄마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빈이 너 같은 줄 아니? 남자는 눈물을 아끼며 품위를 지킨다는 걸 알아야 해.”

렌 아빠가 말했습니다.

맞아, 사내는 웃음과 눈물을 아낄 줄 알아야 하는 법이야.”

 

이때 부저가 울렸습니다. 렌 아빠가 부저를 열어주면서 말했습니다.

빈 엄마 아빠가 오시는가 보다.”

모두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 빈 엄마 아빠가 오셨다고요?”

렌의 엄마가 키다리 아빠를 올려다보고 물었습니다.

어떻게 된 거예요?”

택시를 타고 우리 집 주소를 대주면 기사가 편히 모셔다 드릴 것이라고 내가 가르쳐드렸지.”

왜 미리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렌과 빈이 놀라는 거 보려고 그랬지.”

당신은 짓궂은 데가 있어서 사람을 웃긴다니까, 어쩌지요, 손님 맞을 준비도 못했는데…….”

우리 사는 대로 보여드리는 것이 좋아요. 내가 나가서 모시고 오겠소.”

렌 아빠를 따라 승빈도 나갔습니다. 정말 엄마 아빠가 꿈같이 오셨습니다. 렌 아빠가 환영 인사를 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승빈 아빠 엄마는 승빈을 보자 멍하니 굳은 듯 서 있었습니다. 승빈이 엄마를 불렀습니다.

엄마!”

그래, 승빈아!”

엄마는 아들을 와락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두 아빠들은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뒤따라 나온 렌 엄마도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승빈 엄마의 손을 잡았습니다.

아침 해가 높이 올라 넓은 정원 가득히 행복한 황금빛을 뿌렸습니다. 정원 둘레에 유치원 아이들처럼 예쁜 꽃들이 모두 웃으며 반겼습니다. 거실 식탁에 두 가족이 둘러앉았습니다. 승빈 아빠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 아이를 보호해 주시어서 감사합니다.”

승빈 엄마도 따라 인사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이를 잃어버리고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렇게 보호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렌 엄마가 친절하게 인사를 받았습니다.

길을 잃었던 빈이 때문에 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우리도 기쁩니다.”

승빈 아빠가 창밖을 둘러보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두 분이 한국말 하시는 소리를 들으니 캄캄한 동굴 속에 갇혔다가 나온 것처럼 속이 시원합니다.”

그러실 겁니다. 사람과 사람이 말이 안 통하면 모양만 사람이지 사람 같지 않다는 경험을 저도 했습니다. 말이나 개를 만난 것이나 말 안 통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