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42. 남자는 눈물을 아껴야
렌이 물었습니다.
“무모님 만나면 무슨 말을 먼저 할 거야, 빈?”
“몰라…….”
“엉엉 울겠지?”
렌의 엄마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빈이 너 같은 줄 아니? 남자는 눈물을 아끼며 품위를 지킨다는 걸 알아야 해.”
렌 아빠가 말했습니다.
“맞아, 사내는 웃음과 눈물을 아낄 줄 알아야 하는 법이야.”
이때 부저가 울렸습니다. 렌 아빠가 부저를 열어주면서 말했습니다.
“빈 엄마 아빠가 오시는가 보다.”
모두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네?! 빈 엄마 아빠가 오셨다고요?”
렌의 엄마가 키다리 아빠를 올려다보고 물었습니다.
“어떻게 된 거예요?”
“택시를 타고 우리 집 주소를 대주면 기사가 편히 모셔다 드릴 것이라고 내가 가르쳐드렸지.”
“왜 미리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렌과 빈이 놀라는 거 보려고 그랬지.”
“당신은 짓궂은 데가 있어서 사람을 웃긴다니까, 어쩌지요, 손님 맞을 준비도 못했는데…….”
“우리 사는 대로 보여드리는 것이 좋아요. 내가 나가서 모시고 오겠소.”
렌 아빠를 따라 승빈도 나갔습니다. 정말 엄마 아빠가 꿈같이 오셨습니다. 렌 아빠가 환영 인사를 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승빈 아빠 엄마는 승빈을 보자 멍하니 굳은 듯 서 있었습니다. 승빈이 엄마를 불렀습니다.
“엄마!”
“그래, 승빈아!”
엄마는 아들을 와락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두 아빠들은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뒤따라 나온 렌 엄마도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승빈 엄마의 손을 잡았습니다.
아침 해가 높이 올라 넓은 정원 가득히 행복한 황금빛을 뿌렸습니다. 정원 둘레에 유치원 아이들처럼 예쁜 꽃들이 모두 웃으며 반겼습니다. 거실 식탁에 두 가족이 둘러앉았습니다. 승빈 아빠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 아이를 보호해 주시어서 감사합니다.”
승빈 엄마도 따라 인사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이를 잃어버리고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렇게 보호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렌 엄마가 친절하게 인사를 받았습니다.
“길을 잃었던 빈이 때문에 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우리도 기쁩니다.”
승빈 아빠가 창밖을 둘러보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두 분이 한국말 하시는 소리를 들으니 캄캄한 동굴 속에 갇혔다가 나온 것처럼 속이 시원합니다.”
“그러실 겁니다. 사람과 사람이 말이 안 통하면 모양만 사람이지 사람 같지 않다는 경험을 저도 했습니다. 말이나 개를 만난 것이나 말 안 통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