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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48. 센 강과 루브르박물관

한실25시 2024. 3. 9. 22:30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48. 센 강과 루브르박물관

 

  노랑머리 렌의 덕으로 승빈네 가족은 즐거운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렌 아빠의 차는 여덟 사람이 탈 수 있는 크고 좋은 차입니다. 샤론 이사 렌의 아빠가 운전하고 옆자리에는 승빈 아빠가 타고 가운데 자리에는 렌과 승빈 엄마가 탔습니다. 뒷자리는 렌의 엄마와 승빈이 탔습니다.

 

  차는 아늑하고 편안했습니다. 몽마르트 언덕을 내려가 큰길로 들어설 때까지는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차는 이리저리 몇 개의 로터리를 돌아 세느강변에 도착했습니다. 하늘도 맑고 공기도 맑았습니다. 차를 세운 샬론 이사가 말했습니다.

  “여기가 세느강입니다. 여기서 에펠탑까지는 거리가 꽤 됩니다. 중간에 이동할 때는 차로 가고 관광은 걸어서 하다가 다시 돌아와 차로 가야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그리고 승빈 엄마를 바라보았습니다. 걸어 다닐 수 있느냐는 의미입니다. 승빈 엄마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습니다.

, 걷는 데는 자신 있어요.”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내려서 제가 안내하는 대로 따르십시오.”

 

  승빈 아빠는 고마워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신세를 지어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안내를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파리 안에는 나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구경하시다가 모르는 것이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모르는 것 빼고는 다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아빠의 웃음소리가 그치자 렌이 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빠, 나도 모르는 것 빼놓고는 무엇이든지 대답하고 설명할 수 있어요, 호호호.”

그 소리에 모두가 하하 하고 웃었습니다. 렌 엄마도 한 마디 했습니다.

저한테도 물어보세요. 모르는 것 빼놓고는 무엇이든지 설명해 드릴게요. 호호호.”

또 웃음소리가 두 가족을 감싸고 행복하게 퍼져 나갔습니다.

승빈은 세느강을 내려다보면서 생각했습니다.

그 유명한 세느강이 이게 뭐야? 한강의 반도 안 되잖아? 좁은 강에 무슨 배들이 저렇게 많이 떠다닐까?’

 

  렌 아빠가 승빈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천천히 걸어가면서 설명했습니다.

세느강은 길이가 776킬로미터입니다. 강폭은 좁지만 수심이 깊고 물 흐름이 강한 편이고 일 년 내내 큰 변화가 없습니다. 교통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엔 사람이 타고 다니는 교통과 농산물을 운송하는 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강입니다. 지금은 관광선이 되었습니다만.”

승빈이 물었습니다.

이 강이 프랑스에서 가장 큰 강인가요?”

가장 크지는 않고 길이로는 세 번째로 긴 강이지. 왜 크기를 묻지?”

한강의 반도 안 되는 것 같아서요.”

파리 시내로 흐르는 강폭으로 말하면 한강의 반에 반도 안 되지만 한강보다 세느강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파리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강폭이 바다처럼 넓어져서 너비가 10킬로나 되고 1만 톤이 넘는 큰 배가 들어오기도 한단다. 하구를 보면 한강보다 넓어서 프랑스에서는 강을 잘 이용하기도 하지. 그런데 한국은 좋은 한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만하면 설명이 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