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0. 파란 눈은 호수보다 맑고
파리 사정에 밝은 렌 아빠는 잠깐 사이에 루브르박물관 부근에서 차를 세웠습니다.
“내리시지요. 여기가 프랑스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루브르박물관입니다.”
승빈은 웅대한 건물과 여러 나라의 관광객이 몰려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박물관 광장에는 피라미드형의 삼각형 유리 건물이 있고 그 지하 계단 입구를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내렸습니다. 승빈과 일행이 삼각 유리 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 샤론 이사가 말했습니다.
“내일 파리를 떠나야 하신다니 여기서 시간을 다 보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루브르박물관은 너무 넓어서 다 돌아보자면 하루 이틀은 걸려야 합니다. 이 박물관에는 세계적인 유품이 많아 어느 것 하나도 보물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 돌아볼 시간이 없으니 이쯤에서 그만 돌아가시지요.”
승빈 엄마는 은근히 실망을 했습니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보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밖으로 나오자 샤론 이사가 광장 둘레를 가리키며 설명했습니다.
“이 광장을 가운데 두고 돌아가면서 디귿자로 지어진 저 4층 건물이 모두 박물관입니다. 저 건물 길이만도 1킬로미터나 됩니다. 여러 나라에서 이 박물관을 보려고 오는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루브르박물관은 프랑스의 관광명소로 자존심이며 수입원이기도 하지요.”
승빈 아빠가 사방을 둘러보며 중얼거렸습니다.
“부럽다. 우리나리에도 이런 박물관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렌 아빠가 말했습니다.
“한국에도 좋은 박물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요.”
승빈 아빠가 받았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말은 이렇게 했지만 한국의 박물관은 프랑스만큼 자랑할 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렌 아빠는 많은 것을 알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고유 유물아 많았지만 주변의 강대국이 공격하여 전생을 치르면서 보배를 지키지 못한 역사가 문제입니다. 중국에서 가져가고 일본에 빼앗기고 우리 프랑스에서도 귀한 자료를 가져왔고 미국으로도 넘어가고…….”
그러면서 디귿자 형 박물관 광장 분수대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온 물이 둥그렇게 시멘트 둑을 쌓아 만든 호수에 찰랑거렸습니다. 승빈이 발을 담그고 앉아 있는 곁으로 렌이 다가와 금붕어처럼 예쁜 발을 담갔습니다.
렌은 물에 발을 들여놓고 오리처럼 살랑살랑 저으면서 승빈을 바라보았습니다. 장난기 어린 파란 눈은 호수보다 맑고 웃음 띤 눈빛이 승빈의 마음을 빨아들였습니다.
‘저 눈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왜 나는 저 애 눈빛만 보면 자꾸 빨려 들어가고 있을까.’
렌이 맘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는 듯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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