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웃는 곰님 동화방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60. 누나. 누나 미안해

한실25시 2024. 9. 9. 21:06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60. 누나. 누나 미안해

  거북이는 하루 종일 울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오지 않고 배는 또 고파왔습니다. 거북은 물 위에 뜬 금붕어를 바라보았습니다. 동그랗고 예쁜 눈을 감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거북은 헤엄을 쳐 다가가 금붕어 지느러미 끝을 한 입 물어뜯었습니다.

금붕어는 거북이가 물어뜯자 바닥으로 내려앉았습니다.

빨갛고 아름답던 지느러미와 머리와 배가 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누나 미안해, 누나.”

거북이는 배가 고플 때마다 금붕어를 뜯어 먹으며 울었습니다.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던 금붕어, 친절하고 유순한 금붕어가 거북이에게 모두 내어 맡기고 거북이의 밥이 되어 준 것입니다.

누나. 누나 미안해, 미안해 너무 배가 고파서…….”

거북이는 금붕어를 뜯어 먹으면서 미안하다는 말만 했습니다.

며칠이 지나 금붕어에 붙어 있던 살과 지느러미는 다 거북이 뱃속으로 들어가고 남은 건 앙상한 뼈와 머리에 달린 눈뿐이었습니다.

거북이는 배가 아무리 고파도 금붕어의 눈은 건드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주인아저씨가 돌아왔을 때 어항에는 금붕어의 앙상한 뼈와 비틀거리는 거북이만 남았습니다.

렌이 말했습니다.

너무 슬픈 이야기 같아. 뭐 즐거운 이야기 없을까?”

이별은 슬픈 거야.”

그게 무슨 말?”

내일은 렌과 나도 이별해야 하니까.”

그렇구나…….”

렌이 새끼손가락을 내밀었습니다.

, 걸어!”

승빈은 멈칫했습니다.

……?”

우리는 헤어져도 잊지 않는다고 약속!”

승빈이 손가락을 걸었습니다. 렌이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며 말했습니다.

도장!”

알았어.”

도장을 찍고 렌이 손바닥을 폈습니다.

복사!”

승빈이 렌의 하얀 손바닥에 손을 올렸습니다. 렌이 손바닥을 문지르고 나서 손을 잡았습니다.

, 어디서든지 잊지 마, 알았지?”

.”

나도 잊지 않을 거야. 어디서든지.”

고마워.”

이때 렌 엄마가 왔습니다.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니?”

렌이 웃으며 대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