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 1343

有我無蛙 人生之限

有我無蛙 人生之限 ◈유아무와 인생지한◈ "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게 인생의 한이다" 고려 말...유명한 학자이셨던 이규보 선생께서 몇 번의 과거에 낙방하고 초야에 묻혀살때 집 대문에 붙어있던 글입니다. 임금이 하루는 단독으로 야행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었다. 요행히 민가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를 묵고자 청을 했지만 집주인(이규보 선생)이 조금 더 가면 주막이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임금은 할수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그 집(이규보)대문에 붙어있는 글이 임금을 궁금하게 한거죠.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게 인생의 한이다. 개구리가 뭘까..?’ 한 나라의 임금으로서 어느만큼의 지식은 갖추었기에 개구리가 뜻하는 걸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감이 안잡혔죠. 주막에 가서 국밥을 한그릇 시켜 먹..

자아 실현(自我 實現)

자아 실현(自我 實現) 이야기 ① “김 맹구씨, 일 처리가 왜 이렇게 시원찮아요?” “죄송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맹구씨는 일류대학까지 나왔잖아요? 앞으로 잘 해 보세요.” 사장님이 맹구씨를 불러다 놓고 야단을 하고 있었습니다. 맹구씨는 입사한지 1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렇지만 회사에 적응하지 못한 채 무거운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이 다시 맹구씨를 불렀습니다. “김 맹구씨! 일에 재미 좀 붙였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회사 나오기가 싫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내가 제안을 하나 할테니까 그렇게 해 볼래요?” “절더러 사표를 쓰라고요?” “아니예요. 왜 사표를 써요?” “사장님! 그러면 제안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가요?” “맹구씨, 내일부터 회사에 안 나와..

입과 주둥이

입과 주둥이 입과 주둥이는 그 생김새와 역할이 다르다. 사람은 입을 가지고 있지만 새들의 입은 주둥이라고 한다. 학급 담임을 했을 때 늘 입과 주둥이의 차이점을 강조하여 이야기하였다. 입은 꼭 먹어야 할 것만 먹고 꼭 해야 할 말만 하는 것이지만 주둥이는 먹어야 할 것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다 먹는 것이고,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라고 마구 하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비교하여 강조하곤 하였다. 길거리에서 불량 식품을 사 먹는다면 그것은 입이 아니라 주둥이라고 했다. 수업 시간에 잡담을 하거나 친구에게 상스런 말이나 욕을 했다면 그것은 입이 아니라 주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비교가 적절한 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나는 이렇게 주둥이를 가진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아이들을 지도하..

불효자는 웁니다

불효자는 웁니다 우연한 기회에 소설가 이시백님의 ‘어머니의 힘’이라는 글을 대하게 되었다. 교도소 수용자들에게 강의한 내용이 바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였다. 군에 간 자식에게 삐뚤빼뚤한 글씨로 "발에 맞는 신발을 신으라"는 자상한 편지를 썼던 어머니는 지금 병중에 있습니다. 자식은 늘 어머니 앞에 죄인입니다. 이 대목이 그 글의 마지막에 나온 구절이었다. 어느 누가 자기 어머니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을자가 있을까마는 나는 유별나게 어머니를 좋아했고 따랐지만 효도 하지 못해 지금도 가슴이 맨다. 나는 어렸을 때 항상 어머니 꽁무니를 물고 따라다녔다. 상가집을 가든 결혼 식엘 가든 어김없이 어머니 치마를 붙잡고 따라다녔다. 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 해도 알 수가 없다. 아마 어머니와 떨어지기가 싫어서 붙어다녔..

곡신불사(谷神不死)

☆ 곡신불사(谷神不死) ☆ 가뭄이 들어 세상이 모두 타들어가도 마르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계곡입니다. 계곡은 세상의 모든 것이 말라도, 마르지 않는 낮은 자세의 정신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계곡의 정신을 노자는 도덕경에서 곡신(谷神)이라고 합니다. 강하고 억센 모습 보다는 부드럽고 유연한 모습이 필요하며, 곡신이 담고 있는 다양한 의미입니다. 도덕경은 부드럽고 겸손한 것이, 강하고 교만한 것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 합니다. 계곡의 정신은 마르지 않는다. 노자가 꿈꾸었던 위대함은 근엄하고, 군림하고, 강압적인 존재가 아니라 부드럽고, 온화하게 낮추는 계곡의 정신 이었습니다. 강하고 큰것이 오래 가고 경쟁력 있을 것이란 잘못된 생각이 팽배하고 있는 요..

어느 날의 기도

어느 날의 기도 채 희문 아침마다 지구 최초의 날처럼 신선한 출발의 시동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맡은 바 그 날의 일에는 자기 생애의 마지막처럼 이 세상 최후의 시간처럼 신명을 다 바쳐 임하게 하옵소서. 먼지의 그림자만한 잘못도 멀리하여 어느 한 순간도 소홀함이 없이 최선을 다 해 자신을 다스리게 하옵소서. 나라와 남을 위한 사랑도 제 마음 속 가장 겸손한 그릇에 하나 가득 넘치게 하옵소서. 돌아오는 저녁길엔 지상 최고의 선물을 받은 사람처럼 감사한 마음 간절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하루 하루가 다시 없는 기쁨의 날이게 하옵소서. 영원한 나날로 이어지는 좋고도 좋은 날이게 하옵소서.

행복한 부자

행복한 부자 수천 년을 살아온 바위가 어느 날 신(神)에게 물었다. "신께서 인간들을 보실 때 가장 신기한 것이 무엇인지요 ?" 신께서 미소로 말씀하셨다. 첫째는, 어린 시절엔 어른 되기를 갈망하고, 어른이 되어서는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를 갈망하는 것, 무지하게 웃긴다. 둘째는, 돈을 벌기 위해서 건강을 잃어버린 다음,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돈을 모두 병원,약방에 바치고 돈을 다 잃어 버리는 것이다. 셋째는, 미래를 염려하다가 현재를 놓쳐 버리고 결국 미래도 현재도 둘다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절대 죽지 않을 것처럼 살지만,조금 살다가 살았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죽는 것이 신기하다." 신(神)이 바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바위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가 나즈막히 말했다. "그러면 인간..

독서 이야기 셋

독서 이야기 셋 이야기 ① 김수영씨는 수필가입니다. 나이가 들어 뒤늦게 수필가로 등단한 늦깎이 수필가입니다. 그래서 틈나는대로 글을 써서 첫 번째 수필집을 냈습니다. 자기가 쓴 글이 책으로 나왔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대견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김수영씨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책을 증정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두 스물 한 명에게 책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김수영씨는 책을 보내 놓고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친구들이 격려의 전화라도 해줄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딱 한 친구만이 전화를 해서 수필집 발간을 축하해 주는데 그쳤습니다. 김수영씨는 실망을 하였습니다. 한편 친구들이 괘씸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김수영씨는 책을 보냈던 스물 한 명에게 똑같이 소주 한 병을 사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

청 국 장

청 국 장 이상한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합니다. 바로 청국장을 끓이는 냄새입니다. 그러나 민성이는 그 냄새가 오히려 고소하였습니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민성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한 민성이는 감기도 잘 걸리고 걸핏하면 아파서 결석을 자주 했습니다. 키는 자기 반에서 제일 작았습니다. 그래서 반 친구들이 ‘꼬맹이’라고 불렀습니다. 민성이는 그 소리가 가장 듣기 싫었습니다. 민성이가 입학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때였습니다. 특별하게 많이 아프지는 않았지만 시름시름 앓아 누워 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면 특별한 병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민성이 어머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들이라고 하나 있는 것이 저렇게 몸이..

10불출(十不出)

10불출(十不出) ‘10불출’이라는 말은 없다.그냥 내가 만들어낸 말이다. 팔불출(八不出)이라는 말은 있다. 팔불용(八不用)이나 팔불취(八不取)라는 말도 다 같은 뜻이다. 이 말은 원래 ‘8개월도 안 되어 나온 아이’를 가르키는 말이다. 그래서 ‘칠삭동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미숙한 상태로 태어난 아이다 보니 체격은 말할 것도 없고 이해도도 떨어지고 행동 또한 정상적인 사람보다 못한 미숙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팔불출이다. 그래서 이 말은 정상적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도 좀 모자라 덜 떨어진 사람을 빗대어 사용하게 된 말이다. 그러니까 어리석은 짓을 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팔불출’하면 자기 자랑을 하는 사람, 아내 자랑, 자식 자랑, 남편 자랑을 하는 사람, 조상 자랑, 아버지 자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