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잘가시게~🌷
♡어느날, 원효대사가 외출을 했다가 분황사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스님이 길을 가로 막더니 반갑게 아는 척을 하는 것이아니겠어요?
♡"반갑구려 원효대사! 대사께서 쓴 글을 읽어 보았는데 깊이가 정말 대단하더군요!" "보잘 것 없는 글인데 송구스럽습니다." "대사!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저랑 같이 어디가서 식사라도 하시지요."
♡나이가 많아 보이는 그 스님은 원효대사를 데리고 천민이 사는 동네로 향했습니다. 솔직히 원효대사는 그때까지 천민이 사는 동네에 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젊은 시절 화랑이었을 때는 당연히 갈 이유가 없었고,출가해 스님이 된 뒤로는 공부하느라 갈 일이 없었던 것이죠.
스님은 어느 주막집에 이르러 자리를 딱 잡고 앉더니 큰소리로 외쳤어요. "어이,주모 !여기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술상 하나 봐 주게나."
그 순간 원효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수행하는 사람이 술상이라니' ♡원효대사는 자리에 앉지도 않고 곧바로 뒤돌아 나와버렸습니다. "어이! 이보시오. 원효대사~!" 등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해버렸습니다.
♡이 때 갑자기 그 스님이 이렇게외쳤습니다. "원효대사,마땅히 구제해야 할 중생이 지금 여기 있거늘,어디 가서 별도의중생을 구제한단 말이오?"
그 말을 듣는 순간 원효는 그 자리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원효는 자신의 공부가 부족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치는 깨쳤지만 실천이 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것입니다.
원효는 승려들을 가르치던 스승 역할을 그만 두었습니다. 남을 가르치고 글을 쓰는 대신 머리를 기르고 신분을 숨긴채, 절에 들어가 부목(負木)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부목이란 사찰에서 땔나무를마련하는 일 등 온갖 허드렛 일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즉 젊은 승려들에게 무시당하며 땔나무를 구하고 아궁이에 불을 지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그 절에 꼽추스님이 있었는데,다들 그 스님을 '방울스님'이라불렀습니다. 걸식을 할 때 아무 말없이 방울만, 흔들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이었죠.
방울스님은 공양 때가 되면 다른 스님들처럼 제때에 와서 밥을 먹지 않고,꼭 설거지가 다 끝난 뒤에 부엌을 찾아와 남은 누룽지를 달라고 했습니다. "아이참! 저 스님은 꼭 저렇게 늦게 와서 사람을 귀찮게 한다니까"
부목들은 그런 방울스님을 무시하곤했어요.하지만 원효만은 방울스님을 정성껏모셨습니다.
하루는 원효가 마루를 닦다가 학승(學僧)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보아하니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을 공부하면서 논쟁을 펼치고 있었던것입니다.
그런데 원효가 그 옆에서 들어보니 학승들이 얼토당토 않은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원효는 자기 신분을 망각한 채 불쑥 끼어들며 말했습니다. "스님들! 그건 그게 아니라 이런 뜻입니다" 그러자 난리가났습니다. "아니,일개 부목 주제에 어디 스님들 공부하는데 와서 이러니 저러니 아는체를 하 는게냐?"
그제야 자기가 실수 했음을 알아차린 원효는 얼른 고개를 숙여 사죄를 했습니다. "소인이 뭘 모르고 저도 모르게 아무 소리나 막 튀어나온 모양입니다. 부디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공부판이 깨진 스님들은 스승을 찾아가서' 대승기신론'이 너무 어려워 이해하기 힘들다며 하소연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원효가 쓴 '대승기신론소'를 건네주면서 말했습니다. "자,이것으로 공부해 보거라!" 스님들이 그책을 읽어보니 깊이가 있음에도,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일개 부목이 한 소리가 그 책에 그대로 적혀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스님들은 이상하다 싶어 부목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원효는 신분이 들통 날 위험에 처하자 몰래 절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모든 대중이 다 잠든 시각 원효스님은 대문을 살짝 열었습니다. 그때 문간방에 있던 방울스님이 방문을 탁 열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효,잘가시게."
방울스님의 이 한 마디에 원효는 그자리에서 확연하게 깨달았습니다. 사실 그 절에 있던 부목과 다른 스님들은 원효대사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원효대사만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과 공부 수준을 꿰뚫고 있었던것입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원효대사는 방울스님을 몰랐지만,방울스님만은 원효대사를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원효,잘가시게."이 한 마디로, 원효는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자신의 환영을 확 깰 수 있어야 합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눈을 감고 세상이 어둡다고 아우성입니다.🥀 이 때는 지금 당장 내 눈을 뜨는 것이 먼저입니다.
눈을 뜬 이후에도 세상이 어둡다면 불을 밝혀야 합니다. 아직도 나의 눈이 감겨있는지? 확인해 봄이 내일을 살아가는데 보탬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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