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 자료/뽑힌 독후감

옛 아이들의 지혜를 길러줘요 ‘격몽요결’을 읽고

한실25시 2022. 4. 26. 10:38

<제 17회(2003) 대상 작품>

 

옛 아이들의 지혜를 길러줘요

              ‘격몽요결을 읽고

                                         김 준(청주 분평초등6)

 

  20027월 여름, 나는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서점에서 외할아버지와 함께 책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외할아버지가 갑자기 누런 책봉투를 쑥 내밀며 하시는 말씀이, 내가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을 한 권 고르셨다고 하셨다. 그것이 뭘까 궁금한 마음이 들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책봉투를 슬쩍 뜯어보았다. 그런데 격몽요결 책이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책이었다. 이런 책을 사 주신 외할아버지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괜스레 기대를 한 나도 한심스러웠다.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을 하며 책을 읽어보니 한자가 많이 들어 있는게 흠이었지만 어린이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냥 읽어봤는데도 이 정도인데, 정독(正讀)을 한다면 얼마나 훌륭하겠나! 이런 생각에 읽어 보지도 않고 외할아버지를 원망한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외할아버지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끝까지 읽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날 밤, 밤을 꼬박 새워서 격몽요결(擊蒙要訣)을 읽고야 말았다. 다 보고 나서 정말 훌륭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교과서에서 배웠던 소학언해(小學諺解)처럼 어린이를 위한 말들이 정말 많이 들어 있었다.

구사(九思, 아홉 가지 마음가짐)와 구용(九用, 아홉 가지 몸가짐)같은 말들은 요즘 말하는 거리에서의 에티켓과 참으로 흡사했다. 설마 400년 전의 성현들의 지혜가 400년 후의 일들을 알아차린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이 책에서 가장 큰 내용을 3가지 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첫째, 주나라 무왕이 강태공을 밤새도록 기다린 것처럼 참을성을 가지자는 것이다. 비록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좋은 사람을 얻기 위해서는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이것은 어린이들에게도 유익할뿐더러 어른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인 것 같았다. 왜냐 하면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도 직원들이 아첨만 하고 능력이 없으면 그 회사는 망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기업에서는 좋은 직원을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그것을 보고 나는 이 책을 그 사람들에게 보여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를 중시하자는 것이다. 어느 책이나 다 나오는 내용이지만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는 특히 효()가 엄청 많이 나왔다.

특히 다섯 번째 장인 사친장에서는 유명달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가난했지만, 어머니를 위해 자기의 끼니를 거르고도 어머니 음식은 꼭 드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을 매일 유명달의 아들이 빼앗아 먹으니 유명달은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버렸다고 한다.

그렇지만 어찌 자기 아들을 버리겠는가! 유명달의 아내는 울면서 자기의 젖을 베어 아이에게 물려 주고 갔다고 한다. 자기의 아들을 버린다는 점에서 참으로 무시무시하지만 아들을 위해 자기의 젖을 베어 물렸다는 얘기는 정말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다. 나도 이들보다는 잘 못하겠지만 매일 효도(孝道)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 사람을 만날 때는 화목하게 만난다. 아홉 번째 접인장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해야 할 몸가짐을 써 놓고 있다.

요즘은 처세술이다 뭐다 하면서 사람 만나는 비결을 써 놓았지만 이 책만 읽으면 다 해결될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드는 말은 아무리 오랜 만남을 가진 친구라도 점점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그 사이에 공경심이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

나도 오랜 만남을 가진 친구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사이가 좋았지만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이유가 바로 서로 공경심이 없어서 생긴 일이었다니……. 다음부터는 그 친구를 만날 때 공경심을 가지고 만나야겠다.

 

   이렇게 3가지 주제를 가지고 보니 꽤 많이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별로 알려지지 못한 책이지만, 소학언해(小學諺解)와 명심보감(明心寶鑑)보다 어린이들을 위해 이렇게 좋은 내용을 많이 써 주신 율곡 이이 선생님이 정말 고마웠다. 나도 꼭 어른이 돼서 어린이들을 위해 격몽요결(擊蒙要訣)에도 지지 않을 훌륭한 책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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