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後에 가는 아파트
廣州李氏 養眞齌公派 18世孫 南谷 先生 家族墓
사후에 가는 아파트 앞의 상석에 있는 문패이다.
장례 문화는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화장을 하여 수목장, 평장, 수장을 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매장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몇 년 전에 어느 섬을 찾은 적이 있다. 산은 온통 묘로 가득하였다, 섬이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세월이 지나면 그 섬은 묘섬이 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래서 장례문화에 대해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차를 타고 가면서 밖을 보면 이 매장 문화에 대하여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산의 양지 바른 공간은 모두 묘가 차지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여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내가 해 놓자.’
결단을 내렸다. 조상님을 함께 모실 수 있는 아파트를 마련하기로. 묘 하나에 웃대의 혼을 모아두기로 하였다.
드디어 파묘를 하였다.
‘그 동안 외롭게 지내셨죠? 이제 모두 한 자리에 모여서 오순도순 사시라고 작은 아파트를 마련했어요. 모두 함께 소통하면서 사세요.’ 파묘하기 전에 재배하고 드리는 말이었다.
고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뼈조각하나도 없었다. 완전히 흙으로 돌아간 셈이었다. 결국 인간은 죽으면 한 줌의 흙이 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증조부터는 그래도 뼈가 나와 수습할 수 있었다.
이제는 화장을 할 순서이다. 요즘은 현장에서 바로 화장을 할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었다. 모두 10구를 화장하여 항아리에 담았다.
화장을 하여 그 뼈를 갈지 않고 그냥 그대로 항아리에 넣어야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나무를 때고 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숯 모양의 뼈를 그대로 항아리에 넣었다. 항아리를 보니까 흙으로 빚은 것인데 이중으로 되어 있어서 습기가 생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것이 납골묘를 해 준 시공사의 자랑이라고 하였다.
상석을 놓고 망주석까지 세운 다음에 잔디를 깔았다. 소나무 사이의 잡목을 완전히 제거 하니까 바로 눈앞에 있는 저수지가 눈에 들어와 내 마음까지 시원해졌다. 조상님들이 잘 했다고 칭찬하는 말소리가 들리는 듯 하였다.
4대의 선조님들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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