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좋은 시

나는 아직도 / 박재삼

한실25시 2023. 11. 11. 11:30

나는 아직도 / 박재삼 

나는 아직도 꽃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찬란한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만 

저 새처럼은 

구슬을 굴릴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놀빛 물드는 마음으로 

빛나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만 

저 단풍잎처럼은 

아리아리 고울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빈 손을 드는 마음으로 

부신 햇빛을 가리고 싶습니다만 

저 나무처럼은 

마른 채로 섰을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무언가를 

자꾸 하고 싶을 따름

무엇이 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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