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고 이태석 신부님의 삶과 죽음을 다룬 다큐멘타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면서 옆 사람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손수건을 적셨다.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랑을 베풀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나는 그 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먼저 승진하고, 내가 남보다 더 많이 갖고, 내가 더 좋은 것을 차지하려고 발버등쳤던 것이 내 가슴을 난도질했다.
인생에서 왕복 티켓을 받은 사람이 있는가? 없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사람답게 살다가 지구를 떠나야 할 텐데 어찌하여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 냄새를 풍기지 못하고 개나 돼지 냄새를 피우면서 살고 있을까?
‘훌륭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대부분의 아이들도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냐고 물어보면 그 개념을 모른다. 맞는 말인진 모르나 내 생각으론 그렇다. 나보다 남을 우선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남을 배려하면서 사는 삶, 역지사지하는 삶이 행복한 삶이 아닌가,
친구 관계도 그렇다. ‘주식형제(酒食兄弟)는 천개유(千個有)로되, 급난지붕(急難之朋)은 일개무(一個無)니라.’ 그러니까 내가 잘 나갈 때에는 친구들이 바글거리지만, 내가 위급하고 어려울 때 날 도울 수 있는 친구는 극히 드물다는 뜻이다. 또 있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을 가도 정작 정승이 죽으면 문상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잖은가. 이것이 세상 인심이기에 나온 말이겠지만 그렇게 살아야 할까?
자고 나면 사고와 사건들로 얼룩진 이 현실은 바로 인성 매몰 때문이다. 고도의 산업 사회의 큰 폐해이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서슴지 않는다. 사람의 목숨도 앗아간다.
그렇지만 이 세상을 올곧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이 세상은 굴러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도 그 대열 속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여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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