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으로 가는 길
그 길은 생전에 자기가 가는 길이다!
스님 한 분이 절에서 먼 마을로 탁발을 나갔다가
날이 저물어 양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스님은 주인과 하인이 대화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마당쇠야"
"예, 주인마님"
"윗마을에 사는 박첨지가 어젯밤에 죽었다며?"
"예 그렇다고 하옵니다."
"그렇다면 박첨지가 지옥에 갔는지 극락으로 갔는지 알아보고 오너라."
"예 다녀오겠습니다."
스님은 참으로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일평생을 염불과 참선수행을 하였지만
죽은 사람이 극락으로 가는지 지옥으로 가는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는데,
마을에 사는 영감이 어떻게 저런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마당쇠가 돌아와 주인에게 아뢰는 것이었습니다.
"지옥으로 갔습니다."
스님은 더욱 기가 막혔습니다.
저 마당쇠가 죽은 사람이 지옥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는
신통력이라도 있는 것인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데,
주인이 잠시 후 또 마당쇠에게 말하였습니다.
"아랫마을 김 진사도 죽었다는데ᆢ
그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알아보고 오너라?"
마당쇠는 한참 만에 돌아와서 말했습니다.
"김 진사께서는 극락으로 갔습니다."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궁금함을 억누를 수 없었던 스님은 주인을 찾아가
물어보았습니다.
"처사님, 죽은 사람이 지옥에 갔는지 극락에 갔는지 도대체 어떻게 아시오?"
그러자 주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죽은 사람 동네에 가면 금방 알 수 있지요.
조문 온 사람들이 '그 사람 나쁜 일만 일삼고 남을 못살게 굴었으니
지옥으로 갔을 거야' 라고 말하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지옥 밖에 더 있습니까?
그리고 '우리 동네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 착하고 아까운 사람'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아쉬워하면 그 사람은 필경 극락에 갈 것이 아니겠습니까?"
듣고 보니 그렇구나 생각 하고'지 살아있을 때 극락 가는 길은 지가 정한다' 는
뜻을 깨닫고 스님은 극락 의 길은 자기 가까이에 있음을 불자들에게 열심히
설파 했다고 합니다.
서산대사가 지었다는 회심곡(回心曲)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선심 공덕 하마더니
무슨 공덕 하였느냐,
배고픈 이 밥을 주어
기사 구제 하였느냐,
헐벗은 이 옷을 주어
구난 선심 하였느냐,
좋은 터에 院을지어
행인 구제 하였느냐,
깊은 물에 다리 놓아
월천공덕 하였느냐,
목마른이 물을 주어
급수공덕 하였느냐,
병든 사람 약을 주어
활인공덕 하였느냐.
살아 생전 무슨 공덕을 지었는가?
참으로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말입니다.
천당과 지옥도 살아 생전 선행에 따라 이미 정해진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고전 이야기에서 새겨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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