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300보부터 심혈관병 사망위험 낮추기 시작…5000·7000·8000보에 따라 고혈압·우울증·당뇨병·암 등 예방 효과 달라
틈나는 대로 걸어야 한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점심시간 산책, 전화통화 중 한적한 길 걷기, 자동차를 조금 더 멀리 주차해 일부러 걷기 등을 할 수 있다. 건강 목표에 따라 걸음수를 조금씩 늘리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걷기의 효과는 걸음수에 따라 많이 다르다. 걷기엔 빠른 속도도 중요하지만, 걸음수 자체가 훨씬 더 중요하다. 걷는 동안 일부 구간에선 빨리 걷기를 하는 게 질병 예방 효과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루의 걸음수에 따른 건강효과(질병 예방 및 치료)는 질병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걷기 효과를 조사한 각종 연구 결과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종전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하루 2300보를 꾸준히 걸으면 심혈관병으로 숨지는 사망 위험이, 하루 5000보를 꾸준히 걸으면 고혈압과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비로소 낮아지기 시작한다. 또한 하루 7000보를 꾸준히 걸으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낮아지기 시작하고,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효과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특히 하루 8000보 이상 꾸준히 걸으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걷기를 꾸준히 실천하면 정신건강에 좋은 화학물질인 엔드로핀과 세토토닌이 뇌에서 많이 분비된다. 또한 혈압이 낮아지고, 순환계가 강화되고, 심장이 튼튼해진다. 다만 걷기의 건강 효과와 혜택은 연구 방법과 대상자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마련이다.
최근 호주 비영리매체 '더 컨버세이션'이 소개한영국 옥스퍼드대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5000보를 꾸준히 걸으면 13종의 암에 걸릴 위험이 낮아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인 8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뒤, 약 6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다. 5000보는 보폭 76cm로 약 3.8km 걷는 데 해당한다.
英연구팀 "하루 7000~8000보 꾸준히 걸으면…유방암·폐암 등 13종 암 예방에 도움"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한 하루에 7000보를 꾸준히 걸으면 암에 걸릴 위험이 11%, 하루 9000보를 걸으면 암 위험이 16%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하루 9000보 이상 걷는다고해서 그 효과가 눈에 띄게 좋아지지는 않았다. 13종 암에는 식도암, 간암, 폐암, 신장암, 위암, 자궁내막암, 골수성백혈병, 골수종, 대장암, 두경부암(머리와 목 부위의 암), 직장암, 방광암, 유방암 등이 포함된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저널(BMJ) 계열의 《영국 스포츠의학저
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실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2300보 걸으면 심혈관병으로 숨지는 위험이 낮아지기 시작하며, 걸음 수가 늘어나면 건강 효과도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등 6개국 22만7천명(평균 나이 64세)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약 7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다. 2300보는 보폭 76cm로 약 1.75km 걷는 데 해당한다. 하루 4천보 이상 걸으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한 하루 500보를 더 걸을 때마다 심혈관병으로 숨지는 위험이 평균 7%씩 낮아졌고, 하루 1000보를 더 걸을 때마다 모든 원인으로 숨지는 위험이 평균 15%씩 감소했다. 하루 7000보를 더 걸으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뚝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60세 이상이 하루에 6000~1만보를 꾸준히 걸으면 조기 사망 위험이 42% 낮아졌고, 60세 미만 성인이 하루 7000~1만3000보를 걸으면 조기 사망 원인이 49%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예방심장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실렸다
. 日연구팀 "하루 8000보 걷고, 그 중 20분 빨리 걸으면…거의 모든 질병 예방 가능"일본 도쿄건강장수의료센터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8000보를 꾸준히 걷고, 그 가운데 일부 구간(20분 동안)을 빠르게 걸으면 거의 모든 질병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군마현 65세 이상 주민 50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뒤, 약 20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다. 매일 8000보(빨리걷기 20분 포함)를 꾸준히 걸은 사람은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에 걸릴 위험이 약 90%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루 2000보도 채 걷지 않고, 그것도 느릿느릿 걷는 사람은 나이가 들면 아파서 누워지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한 하루 4000보를 꾸준히 걸으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고, 하루 5000보(빨리걷기 7분30초 포함)를 걸으면 훗날 요양원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7000보(빨리걷기 15분 포함)를 꾸준히 걸으면 대장암, 유방암 등 암을 예방하고 동맥경화, 골다공증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하루 1만보(빨리걷기 30분 포함)를 걸으면 대사증후순(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 등)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에선 '파워 워킹' 등 빨리걷기(속보)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연구팀은 그러나 "설령 오래, 빨리 걷지 못하더라도 조금씩 꾸준히 걷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쁜 사람은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점심시간 산책, 전화통화 중 한적한 길 걷기, 자동차를 조금 더 멀리 주차해 일부러 걷기 등을 하면 된다. 자신이 정한 건강 목표에 따라 걸음수를 조금씩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