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내가 쓴 수필

향기로운 냄새

한실25시 2022. 4. 17. 13:11

향기로운 냄새

 

  “친구들에게 상스런 말이나 욕을 하지 않겠습니다.”

  아이가 아침에 학교 갈 때 하는 인사말이다.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가 일반적인 인사인데 민영이 어머님은 매일 아침 할 인사말을 식탁 유리 밑에 깔아 놓고 아이가 하루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매월 한 번씩 사람 냄새를 첵크하는 시간이 있다. 항목이 20개인데 언제나 실천하고 있으면 5, 이따금씩 생각날 때 실천하면 3, 전혀 실천하지 못하고 있으면 1점을 부여하여 총계를 매긴다. 그래서 90점이 넘으면 향기로운 사람 냄새’, 80~89점이면 사람 냄새’, 60~79점이면 개 냄새’, 59점 이하면 돼지 냄새판정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 20개 항목을 검사할 때마다 부모님도 자식을 보는 관점에서 첵크하도록 하였는데 3월에 민영이가 돼지 냄새로 판명이 되었기에 어머니가 생각해 낸 지혜였다. 그래서 매일 아침 항목을 바꿔가면서 아침 인사를 대신하게 된 것이다.

 

  민영이 엄마 말에 의하면 학교에서는 개 냄새 판정을 받아 오는데 자기가 생각할 때에는 돼지 냄새라는 것이다. 3개월 동안 계속 그 상태였는데 6월에 첵크해 보니까 이제 개 냄새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 1년 하면 사람 냄새가 되지 않을까 해서 열심히 지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민영이 엄마는 참 슬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모 강의가 있을 때면 언제나 사람 냄새 첵크 카드를 강의안에 포함시킨다. 그리고 반드시 한 번 점검해 보도록 권유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속일 수가 없다. 날마다 보도되는 사건들은 다 사람을 속이는 일뿐이다. 오늘 아침 보도에 의하면 중국 쌀에다 사료용 쌀을 섞어 유통하여 10억원을 벌었다고 한다. 먹는 것 가지고 장난을 치는 사람은 엄벌을 하여야 한다.

 

  이 세상의 어떤 동물도 자기 동료를 해치는 동물은 없다고 한다. 우리 인간만이 예외이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사람의 생명까지도 앗아가는 현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어찌하여 이 지경이 되었단 말인가.

해법은 있다. 어려서부터 사람 만드는 교육을 해야 한다. 사람을 우선시 하는 교육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사람, 사람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예서제서 향기로운 사람 냄새가 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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