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방/한시 산책 81

도연명(陶淵明)의 잡시(雜時)

는 말은, 시간은 쉬지 않고 지나가버리는 것이므로, 1긱인들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도연명(陶淵明)의 잡시(雜時)에서 나온 말이다. 인생은 뿌리가 없어, 나부끼는 길 위의 티끌과 같다. 티끌이 나뉘어 흩어져 바람을 따라 구르니, 이것은 이미 떳떳한 몸이 아니다. 땅에 떨어져서 형제가 되어도, 어찌 반드시 골육의 친함이 있으랴 ! 기쁨을 얻어서 마땅히 즐거움을 지으라. 한 말의 술이 이웃 사람들을 모은다. 원기왕성한 나이는 거듭 오지 않고, 하루에는 두 번 새벽이 없다. 때에 이르러 마땅히 힘쓰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人生無根帶 飄如陌上塵 인생무근대 표여맥상진 分散逐風轉 此已非常身 분산축풍전 차이비상신 落地爲兄弟 何必骨肉親 낙지위형제 하필골육친 得歡當作樂 斗酒聚比隣 득환당작락 두주취..

春盡有歸日(춘진유귀일)

春盡有歸日(춘진유귀일) 老來無去時(노래무거시) 봄은 오고 가고 하건만, 늙음은 한번 오면 갈 줄을 모르네 春來草自生(춘래초자생) 靑春留不住(청춘유부주) 봄이 오면 풀은 절로 나건만 젊음은 붙들어도 달아 나네! 花有重開日(화유중개일) 人無更少年(인무갱소년) 꽃은 다시 필날이 있어도,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네! 山色古今同 (산색고금동) 人心朝夕變(인심조석변)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지 않으나, 사람의 마음은 아침 저녁으로 변하네!

楊花夕照(양화석조)

楊花夕照(양화석조) 滄洲 車雲輅 楊花雪欲漫(양화설욕만) 버들개지 눈처럼 흩날리고 桃花紅欲燒(도화홍욕소) 복사꽃 붉어서 불붙는 듯하구나 繡作暮江圖(수작모강도) 수 놓은 저녁 무렵의 강 그림 天西餘落照(천서여락조) 서쪽 하늘에는 낙조가 남아있네 >楊花(양화) : 버들개지, 여기서는 서울 마포 서남쪽 잠두봉 아래에 있는 조선시대의 나루터 도 아울러 의미함 >落照(낙조) : 저녁에 지는 햇빛, 지는 해 주위로 퍼 지는 붉은빛 >車雲輅(차운로 1559~1637):조선 선조 때의 문인으로 호는 滄洲(창주)이며 문장, 시, 글씨에 뛰어났다.

初老之餘韻(초노지여운)

初老之餘韻(초노지여운) 治中有亂亂中平(치중유난난중평) 秦帝胡營萬里城(진제호영만리성) 樹裏花無天日艶(수이화무천일염) 世間人小百年生(세간인소백년생) 酒溫座動春風氣(주온좌동춘풍기) 睡罷窓縣夜雨聲(수파창현야우성) 如夢過時何歎蝶(여몽과시하탄접) 無塵三白照心明(무진삼백조심명) 초로의 여운 다스림 가운데 난리 있고 어지로움 속에 화평 있으며 진시황은 어찌 만리성을 쌓았던가 나무의 꽃은 길게 붉은 것 없음이요 세상 사람들 백년 사는 이 드물다 술좌석 따뜻한 곳에서 봄바람 일고 좋다고 깬 창가에 밤비 소리 매달려 있다오 꿈결 같은 지난 날 어찌 나비의 꿈을 탓하리 티끌 없는 세 가지 하얀 품향이 마음을 밝게 비취이리라

金時習-山行卽時

金時習-山行卽時 兒捕蜻蜓翁補籬(아포청정옹보리) 小溪春水欲鸕鷀(소계춘수욕로자) 靑山斷處歸程遠(청산단처귀정원) 橫擔烏藤一箇枝(횡담오등일개지) 김시습-산길에서 아이는 고추잠자리를 잡고 노인은 울타리를 손질하는데 봄 물 흐르는 시내에는 가마우지가 발 담그고 서 있네 푸른 산도 그친 곳, 돌아갈 길이 너무 멀어서 등나무 가지 하나 꺾어 등에 가로 걸머졌을 뿐이네

金時習(김시습)-乍晴乍雨(사청사우)

金時習(김시습)-乍晴乍雨(사청사우) -잠깐 개었다가 비오더니 乍晴乍雨雨還晴(사청사우우환청) 天道猶然況世情(천도유연황세정) 譽我便應足毁我(예아편응족훼아) 逃名却自爲求名(도명각자위구명) 花開花謝春何管(화개화사춘하관) 雲去雲來山不爭(운거운래산부쟁) 寄語世人須記憶(기어세인수기억) 取歡無處得平生(취환무처득평생) 김시습-맑았다 흐렸다 잠깐 개었다가 비오더니 또 개는구나 하늘이 그러하니 세상 사람들이야 사람이 나를 추어올리던 사람이 이내 나를 헐뜯고 이름을 숨기던 사람이 명예를 찾네 꽃이야 피거나 지거나 봄이 어찌 상관하랴 구름이 가고 구름이 와도 산은 다투지 않네 세상 사람들이여 꼭 기억해 두시오. 평생 누릴 즐거움은 아무 곳에도 없다오.

洪裕孫(홍유손)-無主花(무주화)

洪裕孫(홍유손)-無主花(무주화) 深復深山無主花(심부심산무주화) 等閑蜂蝶不曾過(등한봉접부증과) 春風廿四吹將盡(춘풍입사취장진) 嬾綠陰成可奈何(난록음성가내하) 깊고 깊은 산 속에 주인 없는 꽃이 피었는데 벌나비가 거들떠 보지 않고 지나가지도 않는구나 봄바람이 종일 불다가 그치고 녹음이 곱게 이루어졌는데 이제는 어찌 하려나?

梅柳爭春吟

梅柳爭春吟 消息東君春信開(소식동군춘신개) 梅香柳色繞高臺(매향류색요고대) 金絲迓日垂靑葉(금사아일수천청) 玉蘂迎風綻朱腮(옥예영풍탄주시) 柔幹韶光生眼潤(유간소광생안윤) 肥枝煖氣發花催(비지난기발화최) 同時兩木爭先後(동시양목쟁선후) 好汝詩人賞擧杯(호여시인상거배) *매화와 버들이 봄을 다투다 동군 소식에 봄이 오는 것을 알리니 매화 향기와 버들 색이 고대에 둘렀더라 해를 맞이한 금실은 푸른 잎이 늘어지고 바람을 맞이한 옥 꽃술은 붉은 뺨이 터지더라 소광의 부드러운 줄기에 눈이 태어나 윤택하고 난기에 살찐 가지는 꽃피기를 최촉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