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하다는 의미
아주 똑똑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에게 질문을 했다.
“너, 이 다음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될래?”
그 아이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훌륭한 사람이 될겁니다.”
라고 당당하게 대답하였다.
“그래? 훌륭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데?”
“…….”
‘훌륭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썩 좋아서 나무랄 곳이 없다’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훌륭한 작품, 훌륭한 행동 등으로 쓰이게 된다.
그렇다면 ‘훌륭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것인가?
내 생각이 맞는지는 몰라도 훌륭한 사람이란 나와 남과의 관계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보다 내가 우선 순위로 살아간다. 그것이 세상 이치인지도 모른다. 내가 남보다 더 잘 살아야 하고 내가 남보다 더 빨리 승진해야 하며, 내가 남보다 무엇이든지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내가 앞서가야만이 마음이 편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최소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내가 있으면 남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만큼만 하라고 해’
이 말은 내가 최고란 뜻이 포함되어 있다. 내 가치가 최고이고 자기 판단이 최고라는 말이다. 남을 인정하지 않은 큰 굴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그게 바로 교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훌륭하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바로 나보다 남을 더 우선하는 삶이다. 자기를 희생하면서 남을 위하는 삶이야 말로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두 음악가의 삶을 잠깐 비교해 보자.
모차르트는 어릴 때 부유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났으나 성격이 괴팍하여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생각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으며 규칙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했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더구나 경제 괸리 능력마저 없어서 많은 좌절을 겪고 절망에 빠지기도 하였다.
그는 큰 명성을 얻기는 했지만 35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야 말았다. 명성에 따른 늘 긴장된 생활, 씀씀이가 큰 데서 오는 가난, 쉴틈 없이 이어진 작곡 활동 등이 원인이었다. 폭우가 쏟아지는 장례식 날 모차르트의 시체는 다른 시체 10구와 함께 공동 묘지에 아무렇게나 팽개치듯 버려졌다.
모차르트는 죽어서마저 자신이 발붙일 땅을 찾지 못한 채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출발의 영광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삶이었다.
한편 베르디는 낡은 피아노를 갖고 마을의 오르간 연주자로부터 음악을 배우는 처지었다. 구두 수선공으로, 상점의 점원으로 일하면서 한가롭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일에 매달리는 어린 시절의 베르디는 어려운 사람들의 고통을 직접 몸으로 겪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훗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사랑의 실천으로 이어진 것이었다. 자신의 생활에 충실하고 남에게 베풀 줄 아는 베르디는 인생의 성공자가 된 것이다.
픙성한 음악적 결실과 뜨거운 사랑의 실천이야 말로 베르디가 남기고 간 뚜렷한 발자국이었다.
베르디의 죽음은 이딸리아 국민 전체를 슬픔에 잠기게 하였고 그의 장례식에 뒤따르는 사람들의 행렬 또한 끝없이 이어졌다.
그의 출발은 가난하고 불운했지만 그가 걸어간 여정은 사랑과 봉사, 그리고 행복으로 포장된 아름다운 길어었다.
두 음악가의 공통점은 창의성이 뛰어났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창의성과는 달리 대조적이었다. 모차르트는 성격이 나빠 자기밖에 모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다 싫어했지만 베르디는 남에게 베풀면서 남을 위하는 삶을 살았기에 인생의 성공자가 된 것이다.
우리들은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학생들을 훌륭하게 키워야 한다. 비록 초등학생이라도 훌륭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그 개념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저 막연하게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교사들은 내가 맡고 있는 학생들에게 늘 강조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나만 아는 이기심이 가득한 사람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면서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밭을 일구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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