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남곡 칼럼

幸福(행복)이 있는 곳

한실25시 2022. 11. 24. 11:00

幸福(행복)이 있는 곳

 

   미국의 억만장자들이 은퇴 후에 모여서 사는 애리조나주에 썬 밸리(Sun Valley)라는 도시가 있다. 그 곳은 모든 것이 현대화된 시설로 호화로운 곳일 뿐만 아니라 55세 이하는 입주가 금지된다.

   일반 평범한 동네에서 흔히 들리는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도 없고 아무데서나 볼썽사납게 애정 표현을 하는 젊은 커플도 볼 수가 없다.

   갖가지 음식 냄새를 풍기는 노점상도 없고 길거리 벤치에 누워서 자는 노숙자도 없다. 그 곳에서는 자동차도 노인들을 놀래키지 않기 위하여 시속 25Km이하의 속도로 달려야 한다.

정말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모든 편의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고 최신 의료 시설에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의사들이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그 곳에서 사람들은 일반 시내에서 사는 보통 사람들보다 치매 발병률이 훨씬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 마침내 그 곳에 치매에 걸린 사람이 많은 이유는 첫째로 일상적으로 겪은 스트레스가 없었고 다음으로 생활고에 대한 걱정이 없었으며 마지막으로 생활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영직 저, ‘세계를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에 나오는 도도새의 법칙도 위의 사건과 맥락을 같이 한다.

   도도새는 인도양의 작은 섬 모리셔스에 서식하는 새였는데 모리셔스는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먹이가 사방에 널려 있는데다가 천적마저 없었다. 그야말로 도도새에게는 모리셔스가 바로 에덴동산이었다. 먹이가 풍부하고 천적도 없으니 애써 날아오를 필요도 없었다. 날개가 완전히 퇴화되고 만 것이었다. 포르투갈 선원들이 처음 이 섬을 찾았을 때 이 새들은 날아갈 줄을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선원들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식량이 고갈되자 이 도도새를 잡아먹게 되었고 다른 동물들이 유입되면서 도도새의 알은 육식 동물의 먹이감이 되어 결국 도도새는 멸종되고 말았던 것이다.

 

   여기에 등장한 도도새도 먹이를 찾기 위하여 공중을 날아다녔더라면 멸종의 비극은 없었겠지만 현재에 안주했기에 지구상에서 도도새를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외부의 도전인 시련을 감당하지 못한 민족은 사라졌지만 그 시련을 이겨낸 민족은 더 강하게 일어섰다. 세계에서 가장 수난을 많이 받은 민족으로 유대민족이 꼽힌다. 그들은 2천 년 동안 나라 없이 세계를 떠돌며 시련을 겪었다.

 

   로마시대에는 로마인들의 식민지가 되어 수많은 유대인들이 죽어갔으며, 결국 나라를 잃고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그들을 반기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기독교가 지배하던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은 예수를 죽인 민족이라 하여 가혹한 핍박을 받았다. 히틀러 치하의 나치에서는600만 명의 유대인들이 학살을 당했다.

 

   그런 시련을 겪고 살아남은 민족이기에 그처럼 강한 민족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세계 인구의 0.3%에 불과한 그들이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배출했으며 세계적인 유명인사, 세계적인 부자의 절반 정도가 유대인이다. 지금 미국을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도 유대인들이다. 유럽에서 박해를 받던 유대인들은 제1,2차 세계대전을 치룬 이후 미국으로 몰려들었다. 대량 난민을 수용하기 어려웠던 미국은 이들에게 허드슨 강변을 거주지로 내주었다. 그곳은 일 년에도 몇 번씩 강물이 넘치는 최악의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이곳에 정착한 유대인들은 강물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옹벽을 쌓았다. 그리고는 이곳을 기반으로 금융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곳이 지금의 월가(Wall Street)이다. 금융자본주의 나라인 미국, 월가를 장악한 유대인, 그러면 미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유대인들이라는 의미가 된다. 2천 년 동안 세계를 떠돌면서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DNA가 그들의 핏속에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썬 밸리 도시에 사는 사람이나 도도새처럼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과연 행복한 삶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행복한 삶은 바로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사는 것 보다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겪어 가면서 그것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 있다.

   가장 행복한 곳은 다름 아닌 바로 내가 가장 고민하고 걱정하며 살고 있는 이 곳이라는 결론이다.

 

  알맞은 스트레스는 있어야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남과 더불어 어울려 살면서 서로 소통하고 남에게 베풀면서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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