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개떡 /정보경
해마다 오뉴월에
보릿 바람이 풀피리를 불어 대면
보릿겨 체에 쳐
사카린 넣고 손 꾹꾹 눌러 만든
둥글납작 울 엄마 손 닮은
보리개떡이 생각난다
꽃가지 휘어지는 앞산에
아카시아 향기 밀려올 때
가마솥에 솔솔 익어가는 보리개떡
쇠젓가락 들고 옆구리 쿡 찌르면
피식하고 웃었네
토방에 앉아
떠도는 꽃구름 쳐다보며
개떡 한 개 물때
쌉싸름한 것들이
꺼끌꺼끌 내 혀를 긁어주던
그 보리개떡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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